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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내년 성장 탄력 둔화…5% 벅차다

등록 2007-12-05 19:16수정 2007-12-06 00:04

내년 경제전망
내년 경제전망
한은 “고유가·서브프라임 등 대외복병에 발목”…
물가 상승·경상수지 적자 걱정
‘상고하저’ 경기흐름 전망, GDP 증가율 4.7%로 낮춰…소비·수출 증가는 이어질듯

애초 내년에 경기 상승세에 탄력이 붙어 우리 경제가 5%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내년에도 4%대 후반 성장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와 미국 부실금융(서브프라임) 사태라는 대외 변수가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고유가 탓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대를 넘어서고 경상수지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5일 발표한 ‘2008년 경제 전망’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4.8%)와 비슷한 4.7%가 될 전망”이라며 “상반기 4.9%, 하반기 4.4%로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가면서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내년 성장률을 5% 정도로 전망했지만 4분기 이후 대외 변수가 악화되면서 전망치를 낮췄다.(〈한겨레〉 11월28일치 21면) 지난 9월 말~10월 초 5~5.1%의 전망치를 내놓았던 민간 연구소들도 앞으로 수정 전망을 내놓을 때 한은처럼 4% 후반으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고유가와 미국경제 둔화 우려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가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번 전망에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4.6%(미국 1.8%), 원유 국내 도입 단가를 81달러로 전제했다.

민간소비는 고유가와 가계빚 부담이라는 악재에도 고용 사정이 개선되면서 회복세(올해 4.4%→4.3%)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 투자는 올해 7.6%에서 내년 6.4%로 다소 둔화되고, 건설 투자는 올해 1.8%에서 내년 2.8%로 조금 나아지지만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증가율은 세계 경제 둔화에 따라 다소 낮아지지만(11.3%→10.3%), 두자릿수 증가세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의 전망을 종합하면 지난해 5.0%, 올해 4.8%, 내년 4.7%로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는 모양새여서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국장은 “성장률이 4% 초반이라면 그런 우려를 할 수도 있겠지만 4.7%라면 2005년 2분기 이후 이어져 온 경기상승 사이클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도 “성장 속도가 둔화되긴 하겠지만 여전히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는 국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4% 중반에서 5% 사이다.

대외변수와 함께 물가와 경상수지도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으로 비용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큰데다 경제가 3년 연속 4% 후반 성장을 지속하면서 수요 측면의 상승 압력도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유가 상승 여파에 등록금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3.5%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3.5%는 한은의 물가목표치(3.0±0.5) 범위의 상한선이다. 경상수지는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여전히 두자릿수 성장을 유지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수입이 늘고 서비스수지도 외국 여행과 유학이 크게 늘어나 적자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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