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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서브프라임·고유가가 성장률 0.2% 까먹는다

등록 2007-11-27 18:54수정 2007-11-27 19:22

경제 성장률 추이
경제 성장률 추이
한은, 전망치 5.0%서 낮출 듯 전문가들 “1분기 바닥치고 상승”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고유가라는 두 가지 대외 불안 요인이 회복 국면에 있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애초 5% 정도로 잡았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4.9% 정도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그 강도는 약해진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다음달 5일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27일 “미국 경제 성장률과 국제 유가가 내년 국내 경제의 최대 변수”라며 “특히 유가가 4분기부터 크게 상승해 내년 성장률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4%대 후반, 내년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송태정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성장률은 4.8~4.9% 정도, 내년 성장율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지경제연구원은 지난 10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5%로 발표했었다. 송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전망치 계산의 전제 조건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올해 성장률은 5%, 내년은 4.9%로 전망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전반적 둔화로 국내 경기 모멘텀도 약화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지난 3분기까지만 해도 서브프라임 사태가 세계 실물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의 동반 둔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는 우리 수출 환경이 나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 유가도 예상과 달리 급등세가 꺾이지 않자 새로운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고유가는 교역 조건을 악화시켜 전체 국민소득을 감소시키게 된다.

다만 이런 대외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국내 경기의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 바닥을 친 뒤 내년까지 상승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며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다소 높아지거나 낮아지더라도 그런 국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지난 1분기 이후 경기가 서서히 올라가는 큰 그림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와 고유가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4%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내려가거나, 원유 도입 단가가 배럴당 90달러(두바이유 기준)를 넘어가면 우리 경제가 페이스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은이 전망하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 약간 아래, 원유 도입 단가는 75~80달러 수준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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