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일본 시장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십여년 만에 텔레비전 등 가전 부문의 일반 판매를 완전히 접었다.
삼성그룹의 일본 현지법인인 ‘일본삼성’의 방상원 상무는 9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대형양판점에서 소비자용 가전제품을 철수한 데 이어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인터넷 판매도 중지했다”고 밝혔다. 삼성 일반 소비자용 가전제품은 1990년대 초반 세계에서 소비자 입맛이 제일 까다롭다는 일본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했다. 그러나 삼성은 2000년 세탁기와 냉장고 등 ‘백색가전’ 제품의 판매에 손을 뗀 데 이어 이번에 텔레비전과 엠피3까지 포기해 결국 일본 진출의 꿈을 접었다.
방 상무는 “일본이 첨단제품 시장이어서 그동안 고객반응을 시험한다는 차원에서 판매해왔으나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일본의 독특한 사양을 맞추는 데 따른 비용도 많이 들어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조1천억엔에 이르는 일본삼성의 매출액 가운데 텔레비전과 엠피3의 매출은 10억엔 정도로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삼성 텔레비전이 일본에서는 고전을 면치못한 것은, 가격 전략의 실패와 일본인들의 애국주의적 소비행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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