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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남북경협 분업구조로 한반도 균형발전을”

등록 2007-11-05 18:07

오상봉 산업연구원장

향후 남북 경제협력은 △단계별 다양화·고도화 △남북한 분업구조 형성과 상생협력 △한반도 균형발전 등 3대 기본방향을 토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상봉 산업연구원장은 5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남북경협민간위원회’ 창립총회 특별강연에서 “(남한)기업들이 급증하는 해외투자 수요를 대북투자로 연결시키면 비용절감과 생산성향상 등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원장은 “중국의 급부상과 일본의 경제회복으로 동아시아 경제통합이 급진전되면서 한반도의 독자적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면서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토지·노동력·자원을 활용한 ‘남북경제공동체’는 남북한 모두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유력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남북 산업협력 3단계 시나리오는 △오는 2010년까지 ‘산업협력 형성’ △2011~2015년 ‘산업협력 기반구축’ △2016~2020년 ‘산업협력 본격화’ 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에는 소규모 투자 여건이 마련되고 초보적 생산기지가 형성되며, 2단계에는 중규모 투자 여건이 조성되면서 북한이 본격적인 생산기지 역할을 하며, 3단계에는 대규모 투자 여건이 형성되고 북한이 생산기지 뿐 아니라 내수시장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오 원장의 관측이다.

대북 산업배치 및 중점투자 분야도 이 같은 각 단계별 전략에 따라 노동집약적 경공업(1단계)에서 자본·기술집약적 중화학공업(2단계)과 콘텐츠·통신 등 고급 서비스산업(3단계)으로 점차 확대·발전시키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 원장은 또 “이 과정에서 북한 전역이 균형발전을 이루고 산업 업종도 골고루 분산되도록 초기부터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역별 산업협력 방향도 제시했다. 예컨대 △전남~충남~경기~개성·해주~평양·남포~신의주로 이어지는 서해안을 따라 정보기술(IT), 자동차 및 기계업종 중심의 ‘부품산업벨트’와 △경북~강원~함흥·원산~청진·김책~나진·선봉으로 이어지는 동해안을 따라 철강·신소재·화학 등의 ‘기초소재산업벨트’ 조성이 한가지 방법이다.


오 원장은 끝으로 “남북경협은 민간기업 주도로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기반시설 구축, 제도적 환경 개선, 사업 총괄조정 등 정부 역할도 필수적인만큼, 정부-공기업-민간기업 등 여러 사업주체들의 적절한 역할분담과 협력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북경협민간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어 본격 출범을 선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의·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4단체장이 공동의장을, 경제4단체 상근부회장이 부위원장 맡게 된다.

최고 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는 71명의 기업 금융기관 공기업 대표로 구성되며, 손경식 대한상의회장이 초대 운영위원장에 선임됐다. 대한상의 내에 설치될 사무국에는 투자·교역분과와 SOC·자원 분과 등 2개의 실무분과위원회를 두었다.

손경식 운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경제가 성숙단계에 들면서 마땅한 투자처나 사업기회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남북관계 변화는 지속성장의 새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민간기업들이 미래수익성을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투자에 과감히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남북경협민간위원회는 애초 올해 안에 대북 투자환경 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이었으나 북쪽 사정으로 내년으로 연기됐으며, 올해에는 구체적인 조직운용 및 사업추진 계획 수립과 연구조사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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