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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고유가가 ‘5% 성장’ 발목 잡을라

등록 2007-10-28 19:54

내년 국내경제 악영향 우려…한은 “전망치 수정 안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서 무섭게 급등하고 있다. 고유가가 가까스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책당국은 ‘내년 5% 성장’이라는 애초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폭등세가 지속된다면 국내 경제에 대한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배럴당 80달러선을 돌파했던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26일 배럴당 82.60달러에 거래돼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배럴당 1.40달러 오른 91.86달러에 거래를 마쳐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유가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물가상승을 불러오는 한편 전세계적인 경기 위축을 가져와 우리 수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한국은행의 거시계량경제모형인 ‘BOK 04’를 보면, 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2% 하락하는 효과로 작용한다. 지난 7월 한은이 올해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4.5%로 예측할 때 전제했던 배럴당 원유 도입단가는 상반기 61달러, 하반기 67달러로 연간 64달러였다. 올해 상반기 단가는 61.6달러로 한은 전망치와 비슷했지만 하반기 들어 7월 70.7달러, 8월 70.3달러, 9월 71.7달러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0월에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바이유 현물가격(82.6달러)은 올해 한은의 예상단가 64달러보다 약 30% 오른 수치다. 이 가격이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국내총생산은 0.6%포인트 하락 효과가 발생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년 국제유가 전망에서 세계경제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두바이유 가격의 임계치가 84달러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은은 아직까지 기존 경제전망을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4% 후반, 내년을 이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떨어지고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도 해소될 가능성이 커서 유가가 10월을 정점으로 해서 조금씩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 경제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BOK 04모형’을 만들 당시 조사기간보다 현재는 우리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낮아지고 충격 흡수능력도 좋아져 고유가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7년에는 국내 총에너지에서 석유에 의존하는 비중이 60.4%였으나 지난해에는 43%로 떨어졌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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