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
‘위기론’ 삼성전자 3분기 ‘깜짝실적’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7~9월)에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경영실적을 냈다. 분기 단위로는 최대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3분기 만에 다시 2조원대로 올라섰다. 올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위기론’까지 불거진 상황이 급반전된 것이다. 그러나 불안한 반도체 시황 등 여러 변수 때문에 연말까지 실적호조가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많다.
반도체·LCD·정보통신 선전
4분기 반도체값 악재 변수 ■ 3대 주력사업 고루 선전=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16조68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2조700억원, 순이익 2조1900억원의 경영실적(본사 기준)을 냈다고 12일 밝혔다. ‘5년 만의 최악’이었던 전분기 실적은 물론 시장의 평균 예상(영업이익 1조7천억원대)을 크게 웃돈 성적표다. 반도체·엘시디·정보통신 등 3대 주력 사업부문 모두 전분기 한자릿수에 그쳤던 영업이익률이 두자릿수를 회복했다. 반도체는 9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체 이익의 45%를 차지하며 ‘캐시카우’로서의 자존심을 과시했다. 지난 7~8월 메모리 반도체 값이 상승세를 탄 덕분이지만, 가파른 환율하락과 기흥공장의 정전사고 등 3분기에 발생한 악재들을 고려하면 예상밖의 선전이다. 주우식 삼성전자 아이아르(IR)팀장(부사장)은 “신공정 생산비중을 늘려 원가경쟁력을 높였고, 모바일·그래픽 디램과 고용량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도 분기별 최대 매출을 올리며 두자릿수 이익률을 회복했다. 올 들어 신흥시장 중저가 제품에 주력하다 수익성이 떨어지자, 3분기에는 다시 유럽·북미 등 프리미엄시장 공략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부터 공급 부족으로 호황을 맞은 엘시디 사업부문은 이익 규모를 배 이상 늘리며 수익개선에 효자노릇을 했다. 전 사업부문이 올 상반기부터 사업 통폐합과 전환배치, 희망퇴직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수익성 회복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주우식 부사장은 “텔레비전(디지털미디어)과 생활가전 등 국외 비중이 큰 사업들도 연결 기준으로 보면 모두 양호한 영업흑자를 냈다”며 “성수기인 4분기에도 주력제품의 견고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4분기 실적호전 지속될까?=가장 큰 변수는 세계 반도체시황이다. 주력제품 가격이 7~8월 ‘반짝 강세’ 이후 급락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디램 메모리 가격은 이달 들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9월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엘시디 부문의 호조로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지만, 반도체 가격이 9월 이후 다시 떨어지고 있어 실적부진 우려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엘시디 제품 시세도 연말까지는 강보합을 유지하되 하향안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지금까지의 고수익 기조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반도체 부문 투자를 애초 5조4400억원에서 6조8400억원으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외 사업장을 포함하면 투자액이 7조2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은 최근 4년 동안 매년 설비투자액을 중간에 늘려왔다. 기존 반도체 공정을 업그레이드하고 생산량을 늘려 “시장 1위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넘는 ‘깜짝 실적’에도 이날 주가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며 “실적호전이 단기 호재인 건 맞지만 확실한 턴어라운드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4분기 반도체값 악재 변수 ■ 3대 주력사업 고루 선전=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16조68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2조700억원, 순이익 2조1900억원의 경영실적(본사 기준)을 냈다고 12일 밝혔다. ‘5년 만의 최악’이었던 전분기 실적은 물론 시장의 평균 예상(영업이익 1조7천억원대)을 크게 웃돈 성적표다. 반도체·엘시디·정보통신 등 3대 주력 사업부문 모두 전분기 한자릿수에 그쳤던 영업이익률이 두자릿수를 회복했다. 반도체는 9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체 이익의 45%를 차지하며 ‘캐시카우’로서의 자존심을 과시했다. 지난 7~8월 메모리 반도체 값이 상승세를 탄 덕분이지만, 가파른 환율하락과 기흥공장의 정전사고 등 3분기에 발생한 악재들을 고려하면 예상밖의 선전이다. 주우식 삼성전자 아이아르(IR)팀장(부사장)은 “신공정 생산비중을 늘려 원가경쟁력을 높였고, 모바일·그래픽 디램과 고용량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도 분기별 최대 매출을 올리며 두자릿수 이익률을 회복했다. 올 들어 신흥시장 중저가 제품에 주력하다 수익성이 떨어지자, 3분기에는 다시 유럽·북미 등 프리미엄시장 공략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부터 공급 부족으로 호황을 맞은 엘시디 사업부문은 이익 규모를 배 이상 늘리며 수익개선에 효자노릇을 했다. 전 사업부문이 올 상반기부터 사업 통폐합과 전환배치, 희망퇴직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수익성 회복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주우식 부사장은 “텔레비전(디지털미디어)과 생활가전 등 국외 비중이 큰 사업들도 연결 기준으로 보면 모두 양호한 영업흑자를 냈다”며 “성수기인 4분기에도 주력제품의 견고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3분기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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