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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글로벌 경영시대? 이젠 ‘글로벌 책임’이다

등록 2007-09-17 19:18수정 2007-09-17 21:32

17일 서울 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출범식에서 주철기 추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는 남승우(왼쪽에서 두번째) 풀무원 대표가 초대 협회장 후보로 선출됐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17일 서울 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출범식에서 주철기 추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는 남승우(왼쪽에서 두번째) 풀무원 대표가 초대 협회장 후보로 선출됐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사회책임경영 추구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출범…“대기업 참여 절실”
우리나라도 기업의 사회책임경영(CSR)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유엔이 전세계 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 실천을 유도하려고 만든 국제협약인 ‘글로벌 콤팩트’의 한국협회가 출범한 것이다. 협회는 1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양저 주한 유엔개발계획(UNDP) 대표,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한겨레신문사 서형수 대표 등 경제계,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관계인사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었다. 총회에선 남승우 풀무원 대표가 초대 회장 후보로 선출됐으며, 기업·노동계·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추천한 19명이 이사와 감사로 선임됐다. 남 대표는 10월 말께 열리는 이사회에서 임기 2년의 초대 회장에 정식 취임한다. 남 대표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내겠다”고 밝혔다.

유엔 글로벌 콤팩트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등에서 기업들이 지켜야 할 10가지 원칙을 내세우며 2000년 7월 발족했다. 현재 120여개국에서 4200여 기업 및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정식 회원으로 가입한 기업들은 10가지 원칙을 잣대로 자체 평가와 이행결과 보고서를 해마다 유엔에 제출하고 공개해야 한다. 국내에선 현재 한겨레신문사를 비롯한 82개 기업 및 단체가 가입해 있지만, 선진국들에 견줘 민간 대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다. 82개 회원에서 단체나 공기업을 뺀 순수 민간기업은 25곳뿐이며, 특히 10대 재벌 계열사에서는 에스케이텔레콤·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롯데쇼핑 등 단 4곳만 참여하고 있다. 또 유엔 지침에 따른 보고서를 내는 곳은 11곳에 불과한데 그나마도 유한양행을 제외하면 모두 공기업이나 정부 출자 기업이다. 글로벌 콤팩트에 가입한 뒤 2년 동안 보고서를 내지 않을 경우 회원 자격이 자동적으로 박탈된다.

국내 대기업들이 말로는 ‘글로벌 경영’을 내세우면서도 ‘글로벌 책임’의 기본조차 꺼리는 이유는, 10가지 원칙을 실제 경영의 일부분으로 반영하기에는 아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겨레경제연구소 이원재 소장은 “대기업들의 이런 태도는 인권, 노동, 지배구조 등 민감한 현안에 직면해 아직 해결 의지가 부족함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사회책임경영의 중요성은 대기업도 인식하고 있으므로, 진정성을 지닌 곳을 중심으로 점차 많은 기업이 가입과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 축하메시지에서 “글로벌 콤팩트는 경영자들에게 리스크와 기회 관리, 생산성과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협회가 다른 나라들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협회는 18일 게오르크 켈 유엔 글로벌 콤팩트 사무국장이 참석하는 첫 워크숍을 열고, 11월 ‘기후변화 심포지엄’과 12월 ‘유엔 새천년개발목표와 한국 기업의 참여’ 워크숍에 이어, 연간 사업인 ‘최빈국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돕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 등 구체적 활동을 이어간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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