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
수출·설비투자 호조…민간소비는 0.8% 증가 그쳐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수출과 설비투자의 호조세, 증시 활황 등에 힘입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5% 증가했다. 또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영향이 우려됐던 8월 수출도 지난해 8월보다 14% 이상 늘어나면서 19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자영업과 건설업 경기도 부진해 서민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17면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분기보다 5.0%, 올 1분기와 견줘서는 1.8% 증가했다. 전기 대비 1.8% 증가는 지난 2005년 4분기 이후 14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전년 동기 대비, 전기 대비 모두 지난 7월 발표됐던 속보치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더 높아졌다.
2분기 국내총생산이 이처럼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은 제조업과 금융업, 수출과 설비투자 부문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반도체·선박·승용차 등의 호조에 힘입어 전기 대비 3.6%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2분기 주가 급등으로 금융보험업 분야가 활황을 보이면서 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났다. 금융업 호황은 전체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속보치에 비해 올라가는 데도 큰 구실을 했다. 하지만 서비스업종 중에서 서민 경제와 밀접한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은 반도체, 산업용기계, 선박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5.2%나 성장하며 전체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설비투자도 전기 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8% 증가에 그쳐 지난 1분기의 1.5%보다도 낮아졌다. 건설투자도 1.3%가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국민의 실제 구매력과 직결되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2.2% 증가하면서 지난 1분기(-0.9%)의 마이너스 흐름에서 벗어났다. 한은은 “교역 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실’ 규모는 확대됐지만, ‘실질 국외 순수취 요소 소득’이 증가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8월 수출이 312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8월(272억9천만 달러)보다 14.4% 증가했다고 3일 발표했다. 자동차와 철강, 일반기계가 수출 증가를 끌었다. 수입은 9.8%(296억9천만달러) 증가에 그쳐 무역수지는 15억4천만달러 흑자를 냈다.
안선희 송창석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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