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지 적자 추이
경상수지는 올 최대 흑자
국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7월 여행수지 적자가 월간 단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7월 중 국제수지 동향’을 보면, 여행수지 적자는 15억5천만달러(약 1조4500억원)로 6월보다 2억1천만달러 늘었다. 이는 종전 최대 적자였던 지난 1월의 14억7천만달러보다 8천만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국외여행 출국자 수가 연중 최대인 8월에는 적자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행수지는 1990년대 이후 적자로 돌아선 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99년 잠깐 흑자를 보였으나, 2000년 이후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적자 폭이 계속 확대되면서 2005년 7월 처음으로 10억달러대로 커졌고 다시 2년 만에 15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한은은 “7월 내국인 출국자 수가 전월 대비 21.9% 증가하면서 해외여행 경비 지급이 크게 늘어 여행수지 적자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7월 경상수지는 16억4천만달러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가 줄고 서비스수지도 적자였지만, 대외 배당금 지금 감소로 소득수지가 큰 폭의 흑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상품수지는 수출이 두자리 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수입 또한 크게 늘어 흑자 규모가 6월보다 8천만달러 축소된 31억3천만달러에 머물렀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 증가로 16억9천만달러 적자를 보였고 소득수지는 5억3천만달러 흑자였다.
자본수지는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한 자리를 은행들의 국외 차입으로 메워 5억4천만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고 내국인은 해외 주식 투자를 확대하면서 증권투자수지는 69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예금은행들이 6월(35억달러)의 두배 가까운 60억달러를 차입해 기타투자수지가 76억달러의 순유입을 보였다. 이 중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이 54억달러였다. 은행들의 해외 단기차입은 정부가 지난 4월 외화 차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외국은행 지점들이 다시 재정거래를 확대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