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조직개편 내용
삼성전자 조직개편의 큰 뼈대가 잡혔다.
삼성전자는 29일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반도체,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 사업부문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로써 지난 7월 반도체·엘시디 사업부문을 시작으로 잇따라 이뤄진 사업·조직개편안은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의 조직개편을 관통하는 기본방향은 ‘효율화’이지만, 실제 내용은 비슷한 업무를 하는 조직을 통합하고 실적이 나쁜 곳은 없애는 ‘군살빼기’다. 조직 통폐합과 임직원 재배치에 따른 인적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이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과 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사업부 간 협력과 효율,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정보통신 사업부문은 무선사업부의 상품기획팀·디자인팀·전략마케팅팀을 ‘전략마케팅팀’ 하나로 통합하고, 제조부문의 3개 팀도 글로벌 운영팀으로 합친다. 본사와 각 사업부에 쪼개져 있는 구매 쪽도 팀장을 전무급으로 격상시켜 일원화했다.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지휘체계를 단순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차세대 제품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선행개발팀’과 ‘개발관리팀’을 신설했고, 상품 개발 조직을 미주·유럽·중국·일본 등 지역별 대응체제로 재편했다. 부동의 1위인 노키아를 따라잡기 위해 제품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올 들어 중저가 신흥시장에 본격 진출했지만 글로벌 플랫폼을 갖춘 노키아의 막강한 원가 경쟁력에 밀려 예상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정보통신총괄의 최창수 경영마케팅본부장은 “삼성의 휴대전화는 프리미엄급 틈새시장 플레이어에서 매스마켓 플레이어로 근본적인 변신을 하는 과정에 있다”며 “글로벌 1위에 맞설 수 있도록 시스템을 하나씩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이미 동유럽과 베트남 등지에 연구개발센터를 확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이 글로벌 아웃소싱(국외위탁)을 강화할 경우 국내 협력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전략기획실의 한 임원은 “반도체, 엘시디에 이어 정보통신까지 이제 전자 쪽의 핵심적인 (조직개편) 내용은 다 나온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7~8월 반도체, 엘시디, 디지털미디어 사업부문에서 인사·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황창규 반도체총괄사장이 메모리사업부장 겸직을 떼냈고, 엘시디 사업부문은 기존의 기능별 조직을 제품별 사업부제로 재편했다. 디지털미디어, 반도체, 생활가전사업부는 이날 유사 조직·공정을 일원화하는 부분적인 조직개편을 추가로 단행했다.
조직개편에 따른 후속 인사도 예상된다. 이번 개편으로 당장에 팀장급 이상 임원 자리만 10여곳이 없어지게 된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에 대해서는 지난 6월부터 희망퇴직을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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