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4색’의 중산층 소비 시장
소득수준별로 부유층형, 무관심형, 생계형 등 소비 유형 달라
‘중산층 안에서도 또 다른 계층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4인 4색의 중산층 소비시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산층은 전체 소비 지출의 44%를 차지하는 주력 소비층인데도 국내 시장은 ‘저가 또는 고가’로 이분화 돼 있어 중산층 내부의 다양한 소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산층을 소득 수준 및 소비 성향에 따라 △예비 부유층(월 평균 가구소득 420만~499만원) △전형적 중산층(350만~419만원) △무관심형 중산층(270만~269만원) △생계형 중산층(200만~269만원) 등 네 등급으로 분류했다.
보고서를 보면, 우선 예비 부유층은 20대 미혼 맞벌이 비중이 높고 일과 돈에 대한 관심이 크다. 상대적으로 가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낮아 ‘나를 위해 살고, 나를 위해 소비한다’는 개인주의적 소비 성향이 강하다. 때문에 이들은 대중화 된 명품(매스티지) 선호도가 높고, 첨단 제품, 국외 문화, 전문적 지식에 대한 욕구가 크다. 보고서는 1990년대 초 질좋은 음식과 고급스런 분위기를 내세운 ‘캐주얼 레스토랑’이 이들 중상층을 타깃으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로 꼽았다.
전형적 중산층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며 가족이 함께하는 소비 생활을 추구한다. 때문에 이들은 결혼, 출산, 양육 등의 과정에서 다양한 제품 수요를 창출하고, ‘행복한 가정’을 내세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무관심형 중산층은 생활 만족도가 낮고 일에 대한 의욕이 부족한 ‘우울한 소비층’이다. 기득권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거꾸로 부유층의 소비에 대한 동경도 큰 편이인데, 이들한테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앞세운 ‘감성 마케팅’이 호소력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생계형 중산층은 가격에 민감한 보수적 소비 행태를 보인다. 생필품 위주의 소비 일변도는 아니지만 실용적인 중저가 제품과 브랜드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최순화 수석연구원은 “중산층 소비자의 다양한 가치관과 소득, 생활방식 등을 고려해 시장을 세분화하는 데 우리는 아직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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