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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뛰는 CD금리, 떠는 대출자

등록 2007-08-28 20:58수정 2007-08-28 21:56

CD 금리 추이
CD 금리 추이
은행 자금조달용 급증…6년만에 최고치
대출자에 부담 전가…금리기준 바꿔야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 시중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겨가면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용 시디를 앞다퉈 발행하고 있는 것이 금리 상승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은행들의 내부 문제가 고스란히 대출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1일물 시디 금리는 28일 5.27%로, 2001년 7월19일의 5.29% 이후 6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지난달부터 크게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따라 올라 국민은행 5.92~7.72%, 신한은행 6.26~7.66% 등 최고 금리는 거의 8%에 이른다.

시디 금리 상승은 한국은행의 7~8월 콜금리 인상이 가장 큰 요인이긴 하지만 은행들의 내부 사정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은행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는 예금 수신, 시디 발행, 은행채 발행 등이 있는데, 이 중 예금 수신이 크게 줄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과 적립식펀드·자산관리계좌(CMA)의 인기 등으로 돈이 증권사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무려 8조1천억원이 줄었다.

은행들은 대신 시디 발행을 늘리고 있다. 은행들의 시디 발행 잔액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6조2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시디 공급이 늘고 있는 반면, 금융시장에서 시디 수요는 줄고 있다. 그동안 시디를 사준 ‘큰손’들인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7월에만 4조원이 줄었다. 박원재 신한은행 자금부 부부장은 “은행들은 예금이 줄면서 계속 시디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데 시디 수요는 줄고 있어,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다음달에도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예금이 감소하는데도 대출을 줄이는 대신 시디 금리를 올려서라도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몸집 불리기 경쟁 탓이다. 또 은행으로서는 시디 금리가 상승해도 대출금리를 올리면 되기 때문에 손해날 게 없다. 오히려 금리가 오르면 예금자에게 추가로 줘야 하는 이자보다 대출자에게 추가로 받는 이자가 더 많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출금리의 기준 금리를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경영학과)는 “시디는 유통 물량이 적어 은행 간의 담합이나 경쟁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며 “통안채 91일물 등으로 기준 금리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동금리 위주의 대출 관행을 고정금리로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의 장기금리 예측 능력이 부족해 고정금리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주택담보대출의 70% 이상이 20~30년 고정금리 상품”이라고 말했다.

☞양도성예금증서은행 정기예금에 ‘양도성‘을 부여한 것이다. 무기명이고 예금자는 이를 금융시장에서 자유로이 매매할 수 있다. 은행들이 자금 조달 용도로 발행하고 개인이나 자산운용사 등이 매입한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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