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금리도 함께 올라…추가인상 가능성 낮아
콜금리 두달 연속 0.25%p 인상
한국은행이 시중에 넘치는 돈을 흡수하고자 두 달 연속 콜금리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시중 은행들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따라 올리고 있다. 다만 한은이 당분간 콜금리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쳐 시중 금리 인상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회의를 열어 콜금리를 연 5.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콜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통위는 지난달에도 콜금리를 연 4.50%에서 4.75%로 올린 바 있다. 콜금리가 연 5%대에 진입한 것은 2001년 이후 6년 만이다. 한은은 2001년부터 콜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다가 2005년 하반기부터 인상 기조로 돌아섰다. 금통위는 또 이날 유동성 조절 대출금리를 연 4.75%로, 총액한도 대출금리도 연 3.25%로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한은이 이처럼 초강수를 둔 것은 지난달 콜금리를 인상했는데도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놔두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에 거품이 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7월 광의 통화(M2)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1%대 초반으로 6월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가운데 금융기관 여신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콜금리를 한번 더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12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콜금리를 올릴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점, 지난달 말 발표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점, 미국 중앙은행이 7일(현지시각)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심각하게 보지 않고 금리를 동결한 점도 한은으로 하여금 ‘올릴 수 있을 때 올리자’는 결심을 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도 힘을 보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 방향’ 발표문에서 “이번 인상으로 금융 완화의 정도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콜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이 줄었음을 시사했다. 이성태 총재도 ‘현재 금리 수준이 여전히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정도로 낮으냐’는 물음에 “그동안 콜금리를 많이 올려서 그 정도가 상당히 줄었다”고 답했다.
한편, 시중 은행들의 금리 인상으로 예금자들의 수입은 늘어나겠지만 대출자들, 특히 빚을 내어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이날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오른 5.21%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다음 주부터 0.1%포인트 이상 따라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금리도 인상됐다. 국민은행은 16일부터 국민슈퍼정기예금 금리를 연 0.10%포인트 인상하는 등 예금 금리를 0.10~0.20%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국민슈퍼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는 최고 연 5.00%, 와인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는 최고 연 5.80%까지 올라가게 된다. 신한은행도 10일부터 탑스회전예금과 수시 입출금식 예금(MMDA) 금리를 0.15~0.25%포인트 올린다.
안선희 정혁준 기자 shan@hani.co.kr
안선희 정혁준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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