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부실화 영향 제한적…세계 증시 일제히 반등
“경기하강 위험 증가”…동결한 금리 향후 인하 가능성
“경기하강 위험 증가”…동결한 금리 향후 인하 가능성
“위험이 있긴 하지만 감당할 수 있으니 걱정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이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준은 7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목표 금리를 5.25%로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8월 이후 9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오고 있다.
금리 동결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고, 세간의 관심은 연준이 과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에 쏠려 있었다. 공개시장위원회는 성명서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몇 주간 심화됐고 일부 가계 및 기업들의 신용 조건이 경색됐다. 주택 경기 조정도 진행 중이다”고 지적한 뒤 “그럼에도 미국 경제는 고용 및 소득의 견조한 성장과 양호한 글로벌 경제에 힘입어 앞으로 수 분기 동안 완만한 속도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주요한 관심사란 사실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신용 경색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그 문제가 미국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만큼 심각하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소재용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고용, 소득, 세계 경제 등을 조목조목 언급하면서 향후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연준은 다른 한편에선 최근의 금융시장과 주택 경기 조정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국 경기가 하강할 위험이 다소 증가했다”는 표현을 넣어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이 긴축보다는 완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도 내비쳤다.
연준의 발표 뒤 7일 미국 증시와 8일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로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너무 민감하게 해석됐고 심리적인 면도 컸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연준이 리스크는 있지만 감당 가능한 리스크라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시장을 안정시켰다”고 말했다.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의 발걸음도 조금 더 가벼워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추가 콜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갑자기 불거지는 바람에 콜금리 인상 행보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다만 지난달에 이은 ‘연속 인상’이 될지, 한달 늦춘 ‘9월 인상’이 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안선희 윤은숙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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