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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사고 3일만에 기흥공장 ‘정상가동’ 언론공개

등록 2007-08-06 19:03수정 2007-08-06 23:02

6일 오전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내 반도체 생산라인인 K2 라인에서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6일 오전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내 반도체 생산라인인 K2 라인에서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완전정상화’ 전문가들 의문 제기
정전원인 아직 못밝혀
삼성전자가 6일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을 내외신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정전으로 4시간 가량 멈췄지만 지금은 제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기자들 눈으로 확인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전사태로 말미암은 몇가지 의문점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도체공장 정상가동이 ‘완전 정상화’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정확한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사고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둘러싼 논란이 그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정전사태 피해액 추산 공방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정전사태 피해액 추산 공방
삼성전자가 이날 집중적으로 보여준 곳은 기흥공장 내 비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에스(S)라인이다. 이곳은 3일 낮 2시30분 전력이 끊긴 지 4시간 만에 재공급됐고, 이튿날 새벽 4시30분부터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최창식 시스템엘에스아이(LSI) 부사장은 “웨이퍼 폐기에 따른 재료비, 매출 손실, 잠재적 손실 가능성 등을 합치면 전체 피해 금액은 400억원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전에 대비한 핵심 설비의 백업 등으로 조기 정상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정전사고의 여파가 클 것을 걱정하는데, 3분기 실적으로 보여주겠다”며 실적 만회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 쪽의 설명에 적잖은 의문을 제기한다. 끊어진 전력이 공급돼 생산라인이 다시 가동된다고 해서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완전 정상화로 판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수율을 사고 직전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이를 근거로 하면 피해 규모는 대략 1천억~2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정은 제품 불량률을 낮추는 수율이 중요한데, 이를 100%로 높이는 데 걸리는 기간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피해 규모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도 사고 이전의 수율을 회복한 완제품이 나오기까지는 한달이 지나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회사는 현재 비상 품질관리체계를 가동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사고 직후 정상 가동에 걸리는 시간을 이틀로 잡고, 최대 피해액을 5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결국 사고가 난 반도체공장의 생산 능력과 품목, 수율 정상화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정확한 피해 규모 산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시장의 우려는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전문가들은 수율을 100% 회복하기까지 2~3주가 걸릴 경우 3분기 생산량의 10~15% 정도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반기는 반도체 수요가 몰리는 시기여서 이번 사고로 제품 가격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사고 원인을 놓고서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고가 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세계 최첨단 설비에 어울리지 않는 ‘정전’이라는 원시적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전의 신수원변전소(345㎸)를 거쳐 삼성 기흥공장 안의 기흥변전소(154㎸)에 들어가는 전기는 삼성이 관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한전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데, 지금까지 정황으로는 일단 공장 내부 문제로 보인다. 박진홍 한전 변전운영팀장은 “이번 정전은 특정 구간에 문제가 생기자 차단기(배전반)가 작동하며 전기를 끊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내부 신설 라인의 증설과 과부하를 이번 사고와 연결짓는 이들도 있다. 현재 삼성 기흥사업장이 사용하는 전력량은 시간당 20만~25만㎾로, 10만~13만 가구의 사용량과 맞먹는다.

홍대선 김영희, 용인/임인택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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