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사업 성장 추이
21시간만에 재가동…‘완전 정상화’까지는 지켜봐야
사고원인 아직도 ‘의문’…‘신뢰 타격입을까’ 전전긍긍
사고원인 아직도 ‘의문’…‘신뢰 타격입을까’ 전전긍긍
정전으로 멈췄던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하룻만에 모두 재가동됐지만 ‘완전 정상화’에 이르기까지는 적잖은 변수들이 남아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혀내지 못한 가운데 정전으로 멈췄던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하룻만에 재가동됐지만 ‘완전 정상화’에 이르기까지는 적잖은 변수들이 남아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혀내지 못한 가운데 생산 차질의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완전 정상화’는 언제?=삼성전자는 5일 “기흥사업장의 반도체 생산라인에 순차적으로 전력 공급이 재개돼 4일 정오부터는 모든 라인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오후 2시30분께 갑작스런 정전으로 6개 라인이 멈춘 지 21시간 만이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예상보다 순조롭게 정상화가 진행 중이며, (가동 중단 기간의) 생산 차질분도 곧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 규모도 애초 예상(500억원)보다 적은 400억원 선에 그칠 것으로 삼성은 추산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화재에 보험을 들었는데, 보험 계약에 따르면 ‘100억원+α’를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예상보다 피해액이 크지 않은데다 보험금을 받으면 다음해 보험료율이 오르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재가동’을 곧 ‘정상화’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공정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전력 공급이 끊겼기 때문에 장비 하나하나를 다시 튜닝(조정)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사고 이전의 수율(불량률의 반대)을 유지하느냐도 중요하다. 수백가지 공정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불량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 쪽은 사고 이전의 최적화 수준과 수율을 전제로 재가동을 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반도체는 최종 제품화까지 통상 30~40일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로 정상 수율이 나올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삼성, 신뢰 회복에 총력=사고 원인과 관련해 삼성은 ‘생산라인에 전력을 공급하는 배전반의 이상’이라는 설명 말고는 구체적으로 밝힌 게 없다. 이중·삼중의 안전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설비가 단순한 정전으로 무력화된 것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까닭이다.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지진 같은 천재지변도 아닌데 생명선인 전력 공급이 끊기고, 게다가 빨리 재개되지 않았다”며 “단순 배전상의 문제인지, 비상 복구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은 “복구가 끝난 만큼 면밀히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안전 관리나 비상대응 시스템 작동 과정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인사상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그동안 완벽함을 자부해 온 삼성식 ‘관리 경영’ 시스템에 큰 흠집을 냈다. 그룹 수뇌부도 사고 피해보다는 명성에 금이 가는 것을 더 걱정하는 분위기다. 당장 외국의 몇몇 언론들은 “이번 사고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한 곳에 집중시킨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삼성은 피해 규모가 증폭됐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거래처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씻으려 애쓰고 있다. 6일 오전에 서둘러 생산라인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한 것도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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