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금산분리 정책, 한국이 제일 심하다고?

등록 2007-08-01 21:19

주요 국가의 은행 소유 구조 관련 현황
주요 국가의 은행 소유 구조 관련 현황
대한상의 “유럽 14개국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허용” 주장
한은 등 “법률 상관없이 관행으로 금지…세계적 흐름 왜곡”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금산 분리’ 원칙을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일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금산 분리를 가장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금산 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대한상의는 이날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제출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정책의 문제점 및 정책 개선 방향’ 건의서에서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허용 여부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미국, 이탈리아 등과 함께 가장 규제 강도가 심한 ‘사실상 금지 그룹’에 속한다. 미국도 ‘산업대출은행’(자산 1억달러 이하이거나 요구불예금을 받지 않는 은행)에 대해서는 소유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더 엄격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영국·프랑스·독일 등 14개국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전면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스페인·벨기에 등 7개국은 사전 승인을 전제로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이제 금산분리 원칙을 재검토해 산업계의 풍부한 유동성을 금융 부문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세계 주요 국가들을 방문한 뒤 최근 작성한 보고서인 ‘주요 국가의 은행 소유 규제 제도와 소유 구조 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은 ‘은행지주회사법’에 의해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금산 분리를 명시한 법규는 없지만 은행과 산업간 결합을 꺼리는 오랜 관행에 따라 산업자본이 주요 은행을 지배하는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미국에서 그동안 금산분리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산업대출은행’에 대해서도 지난 5월 미국 하원에서 산업자본의 소유·지배를 금지하는 ‘산업은행 지주회사법’ 제정안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대출은행은 산업자본인 월마트가 이를 통해 은행업 진출을 시도하면서 논란이 돼 왔다. 보고서는 “독일에서는 종업원 대표가 이사회 구성원의 50%를 차지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산업자본이 은행의 지배주주가 되더라도 경영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재계 일부에서 주장하는 형태로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는 나라는 선진국 중 한 곳도 없다”며 “금산분리 원칙은 법률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법률적 금지 △관행적 금지 △자산 운용 규제를 통한 금지 △종업원 경영 참여 같은 사회적 통제를 통한 금지 등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도 “금산 분리는 국제적 ‘스탠더드’”라며 “명백한 현실조차 왜곡하는 주장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신학용 의원(무소속) 등 13명의 의원들은 금산분리 정책을 폐지하는 내용의 은행법 등 3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동안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해 온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이날 퇴임을 앞둔 마지막 간부회의 자리에서 “임기 중에 산업자본의 효율적 활용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실현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금산분리 폐지에 대한 ‘미련’을 보였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배민 배달료 통합개편안에 라이더들 “기만적 500원 삭감” 반발 1.

배민 배달료 통합개편안에 라이더들 “기만적 500원 삭감” 반발

제주항공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혈흔 나왔다…“복행 중 접촉” 2.

제주항공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혈흔 나왔다…“복행 중 접촉”

영업적자 낸 LG·삼성 배터리 “투자 축소” 3.

영업적자 낸 LG·삼성 배터리 “투자 축소”

무디스, 삼성전자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조정…“기술 리더십 약화” 4.

무디스, 삼성전자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조정…“기술 리더십 약화”

첫 상장 ‘미트박스’ -25%…올해도 공모주 뒤통수 맞나? 5.

첫 상장 ‘미트박스’ -25%…올해도 공모주 뒤통수 맞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