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 실적 추이
“올 상반기 전자 빼곤 모두 좋아졌다”
삼성그룹이 전자 계열사의 실적부진과 구조조정으로 불거진 ‘위기설’에 대해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그룹 전략기획실은 26일 자체 집계한 올 상반기 그룹 실적을 공개하며 “메모리 반도체와 피디피(PDP) 패널 등 일부 전자 쪽 사업을 빼곤 모두 지난해보다 좋아졌다”며 위기설을 적극 해명했다. 전체 그룹 매출은 90조원(국외 포함)으로 지난해 상반기(83조원)보다 8%, 세전 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2000억원 가량 늘었다. 삼성전자의 세전 이익이 지난해보다 6천억원 가량 줄었지만, 금융 및 중화학·서비스 계열사들의 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60%와 85% 급증한 것으로 삼성 쪽은 집계했다. 전략기획실 고위 임원은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은 올 상반기에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냈다”며 “그룹 전체로 보면 안정적인 이익창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올해 연간 투자 규모는 14~15조원으로 지난해의 13조5000억원보다 조금 늘어날 것”이라며, 하반기 투자 축소 우려를 일축했다.
삼성의 이런 대응은, 일부 계열사의 실적부진이 실제 이상으로 증폭되는 바람에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시장에서도 오해를 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감축에 이어, 문책성 임원 인사까지 단행되자 내부 분위기가 흉흉한 상태다. 그룹의 또다른 고위 임원은 “일부 사업의 실적악화가 과잉 해석돼 삼성 내부는 물론 외부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추스리기가 자칫 내부 동요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임원은 인력 감축과 관련해 “일부 사업부의 얘기이며 그룹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하반기 신규 채용은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 11년만에 정기 세무조사
국세청은 최근 삼성전자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통상 4~5년 단위로 실시하는 정기조사인데, 삼성전자가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11년 만이다. 삼성전자 쪽은 “그동안 성실 납세 법인으로 (세무조사가) 유예됐으나 지난해 대상에서 빠지면서 조사를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