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
2분기 GDP 전년 대비 4.9% 증가…수출 호조 덕
민간 소비 증가율은 둔화돼…내수 움직임이 열쇠
민간 소비 증가율은 둔화돼…내수 움직임이 열쇠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 덕분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민간소비 증가세가 여전히 부진해 향후 경기 회복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9%, 전기 대비 1.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이 이달 초 발표한 전망치 4.7%, 1.4%를 웃도는 것이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 2005년 4분기(1.7%)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것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환율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10.7% 상승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을 중심으로 12.1% 증가했다. 업종 중에서는 제조업이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의 호조로 5.9% 증가했고 서비스업 가운데서 금융보험업이 증시 활황 등에 힘입어 8.1%나 증가했다.
체감경기에 영향을 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년 동기 대비 4.7%(전기 대비 1.5%) 성장해 2004년 2분기 4.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 성장률과 국내총소득 성장률 격차가 0.2%포인트로 2002년 2분기(0.2%포인트) 이후 가장 적은 격차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폭이 완화되고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진정되면서 교역조건이 상대적으로 나아졌기 때문이다.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경제가 안심할 정도로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현금자동입출금기 교체나 재정 조기집행 같은 일시적 요인이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소비 쪽이 아직 튼튼하지 못하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8% 상승에 그쳐 1분기의 1.5%보다 둔화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4.1% 상승에 그쳤다.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1.4%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내수의 국내총생산 성장기여도가 전분기의 1.3%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낮아졌다. 서비스 업종에서도 서민경제와 밀접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쪽의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3%에 그쳤다.
이광준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고용 여건이 큰 폭으로 개선되지 못했고 가계부채가 소비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고 민간소비 부진을 설명했다. 하반기에 금리상승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 종합부동산세 등 비소비 지출요인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임금과 고용 부분이 개선돼야 소비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국장은 “3분기에는 전기 대비 1.7%까지 증가하지는 못하겠지만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소비쪽도 완만하지만 회복세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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