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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사용자 모임도 ‘위키적 방식’으로 해야죠”

등록 2007-07-24 08:52수정 2007-07-24 09:30

아이디(ID)로만 알고 지내던 40여명의 위키백과 사용자들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역 고속철도(KTX) 별실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인사한 뒤 한국어 위키백과의 더 나은 ‘내일’을 다짐하고 있다. 윤운식 <한겨레21> 기자 
 <A href="mailto:yws@hani.co.kr">yws@hani.co.kr</A>
아이디(ID)로만 알고 지내던 40여명의 위키백과 사용자들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역 고속철도(KTX) 별실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인사한 뒤 한국어 위키백과의 더 나은 ‘내일’을 다짐하고 있다. 윤운식 <한겨레21> 기자 yws@hani.co.kr
[현장] 위키피디아 ‘한국상륙 5년’ 열성사용자 모임

한국어 위키피디아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린다.

아이디로 자기를 감춰 온 ‘열성 사용자’들이 지난 21일 얼굴을 드러내고 한국 위키피디아의 당면 과제들을 논의했다. 한국 위키백과 5년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달 말께로 예상되는 수록 항목 4만가지 돌파도 계기가 됐다. 때마침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다음달부터 사전 검색 결과에 위키피디아를 우선 노출할 예정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이 휴대폰 검색 결과로 연동한 데 이어, 국내 포털로서는 첫 시도여서 향후 상업적 활용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오후 4시, 서울 용산역 고속철도(KTX) 별실. 40여명이 모인 자리가 1시간 만에 동요한다. “행사가 운영진의 강의 위주로 진행되는군요. 누구나 자유롭게 개진하고 소통하는 자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위키적 방식’ 아닌가요?” 그 자리엔 “일본 정보가 한국어 위키에 너무 부족해, 2년 전부터 지리·문헌 등의 정보를 올리게 됐다”는 일본인(아이디 ‘LERK’)도 바다 건너 와 있었다.

수록항목 곧 4만개 돌파…SKT · 다음서도 서비스 시작
교육 ‘부가가치’ 활용 기대…“미국기업 절반 이용 전망”


위키피디아는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남의 글도 자유로이 수정·편집·유통할 수 있는 걸 알짬으로 삼는다. 방문자 수 기준으로 세계 5~6위권의 대형 웹사이트가 되기까지의 밑심이다. 서구에선 위키피디아를 실질적인 저작권료 지급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이트도 적지 않다. 당장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을 구글에 물으면, ‘뉴스 묶음’과 함께 가장 먼저 나타나는 정보가 바로 영어 위키백과의 것이다.

모임에 참석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정철 검색포털본부 팀장은 “위키피디아는 콘텐츠 축적, 구글은 콘텐츠 검색 플랫폼이어서 서로 적이라기보다 보완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검색 노출의 효과나 만족도를 장담하기엔 위키가 신뢰성·객관성·책임성 등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숫자로 보는 한국어 위키백과 현황
숫자로 보는 한국어 위키백과 현황
위키의 특성상, 사용자나 문서 수가 많아야 글의 편향성이 다듬어지고 토막글은 살을 찌운다. 이날 모임에선 위키백과의 대원칙인 ‘중립적 시각’을 놓고 논의가 특히 뜨거웠다. 참석자들은 “싸움 없이 중립적 시각이 만들어질 순 없다”고들 했다.

2001년 선보인 이래 7월 현재 세계 200여 언어로 788만여 가지 주제를 일별한 위키피디아는 세계 집단 지성의 보고가 되어, 각 나라의 ‘품격’까지 에두른다. 미국에선 소득·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위키의 이용률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고교생 정광채군은 “일본이나 영어권에 소개된 국내 연예인이 정작 우리 백과엔 없는 게 싫다. 이제 우리 드라마 정보를 일본 위키백과에도 올린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어 위키백과는 189만 항목을 갖춘 영어, 61만의 독일은 물론 포르투칼(27만)과 견줘도 지나치게 초라하다. 무책임하고 호흡이 짧은 댓글이나 펌(복제)에만 길들여진 한국의 온라인 문화가 한계로 꼽힌다. 외국과 달리, 전문가들의 참여도 부족하다. 운영관리자 박종대씨는 “글 쓰는 것의 두려움을 아는 이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위키의 미래를 누구도 비관하지 않는다. 철저히 광고를 배제하면서도, ‘공동 생산물’이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부가가치에도 초점이 맞춰진다. 한국리눅스센터 문희탁 사장은 “학계에선 단순 백과사전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수단으로서 실용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교사들에게 알리고 싶어 모임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에선 가장 유력한 교육적 웹사이트로 꼽힌다. 한 참석자는 “2012년까지 미국 기업의 절반이 위키를 사용할 거란 전망도 있다”며 “한국 위키도 다른 용도의 사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당장 이번 모임의 후원을 엔에이치앤(NHN)이 자처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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