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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인터넷 종량제… ‘그날, 그날이 오면’

등록 2005-03-30 15:10수정 2005-03-30 15:10

‘삼등병’이라는 네티즌이 인터넷종량제 시행 후 텍스트 위주로 변한 네(이)버와, 야후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모습을 가정한 패러디.
‘삼등병’이라는 네티즌이 인터넷종량제 시행 후 텍스트 위주로 변한 네(이)버와, 야후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모습을 가정한 패러디.


네티즌 ‘기발한 패러디’로 KT에 반발

“쓴 만큼 돈 내라고” ?

2007년부터 ‘사용한 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인터넷 종량제를 도입하겠다는 케이티(KT)의 방침에 대한 네티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종량제의 부당성을 고발하는 기발한 패러디가 만들어지고 있고,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요금의 종량제 전환을 둘러싼 케이티와 누리꾼들의 공방은, 2003년 케이티가 종량제 전환 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인터넷종량제란 초고속 인터넷 이용요금을 사용시간과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현 시행 요금제인 사용시간이나 사용량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내는 정액제와는 다르다.


누리꾼들은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의 증가 뿐 아니라 정보격차 심화, 인터넷산업 붕괴 등을 이유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인터넷종량제 도입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0.75%가 반대입장을 밝혔다. ‘인터넷종량제’ 해법에 대해 네티즌 의견을 묻고 있는 ‘다음’에서는 응답자의 83.1%가 현행 정액제 유지를 꼽았다. 종량제 제도화에 찬성한 네티즌은 4.3%에 그쳤다.

케이티 불매운동 ‘확산’

▲ ‘삼등병’이라는 네티즌이 인터넷종량제 시행 후 텍스트 위주로 변한 네(이)버와, 야후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모습을 가정한 패러디.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의 ‘종량제, 이렇게 반격하자’라는 글(김현국)이 각종 게시판과 블로그를 타고 누리꾼 사이에서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인터넷종량제 실시를 반대하는 누리꾼들의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김씨는 케이티의 종량제 실시에 항의하는 방법으로 ▲케이티 자회사인 KTF 휴대폰을 다른 이동통신사로 바꿀 것 ▲케이티의 포털사이트인 ‘파란닷컴’ 회원 탈퇴 ▲케이티 초고속인터넷의 속도가 조금이라도 느려지면 항의전화할 것 등 구체적 행동지침과 기대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케이티쪽은 “실제 2007년 종량제를 시행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때까지 충분한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 본래의 취지”라며 “KTF나 파란닷컴은 KT와는 별개의 회사인만큼 공연한 피해를 입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잠들지 않고 있다.

다음이나 네이버 등 각종 포털사이트 토론방에서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내컴퓨터’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보면, 케이티가 초고속인터넷 요금을 올리는 수단으로 종량제를 도입하는 것 같다”며 “상황을 봐가며 케이티에프 개인휴대전화 2대와 파란닷컴 아이디를 모두 해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권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 ‘비씨파크’(http://bcpark.net/sign/sread.html?num=7&page=1)에서는 ‘인터넷 종량제 반대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30일 현재 25만여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비씨파크 운영자 박병철씨는 “인터넷 종량제가 시행되면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은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인터넷 이용자들의 부담이 높아진다”며 “이 경우 인터넷 기반산업이나 업무 등의 손실뿐 아니라 경제발전에 치명적 손상을 입게 될 것”이라며 서명동참을 촉구했다.

미디어다음 ‘아고라’(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do?no=2909&cateNo=242&boardNo=2909)에서는 케이티 불매운동 서명을 받고 있으며, 30일 현재 4천여명이 참여했다.

기발한 패러디 및 가상시나리오 ‘인기’

▲ ‘민트켄디’란 네티즌이 올린 패러디 ‘밀리언달러 종량제’
인터넷종량제의 부당성을 알리는 패러디도 등장했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패러디한 포스터와 종량제 실시 후 텍스트 위주로 바뀐 네이버, 다음, 야후 등 포털사이트 이미지가 떠돌고 있다.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가상현실 포털사이트 홈페이지를 보면 ‘절약 2등급’ 사이트라는 글이 눈에 띈다. 홈페이지 내에는 사진이나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홈페이지 가운데 텍스트 기반 커뮤니티라는 파란색 배너만이 종량제 실시 후 삭막한 인터넷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광고도 ‘월 60% 패킷 절약’ 이라는 문구가 빠지지 않고 들어 있다.

‘외국기업 한국 진출 꺼려요?’라는 배너 문구에는 “네 인터넷 종량제로 홍보할 방법이 적어져 진출을 꺼려하는 추세입니다”라며 종량제 현실을 비꼬고 있다. 뉴스 섹션도 ‘동영상 폐쇄 논란’이라는 등 인터넷종량제를 꼬집는 기사로 채워져 있다.

한 네티즌은 △음악 테이프만 듣는다 △영화 안 본다 △온라인 게임 절대 안 한다 △메신저? 전화한다 △이메일? 차라리 편지를 쓴다 △인터넷신문? 안 본다 △인터넷 입사지원서만 받는 회사는 지원 안한다 △급기야 랜선을 아예 뽑아버린다 등 인터넷종량제 실시 후 벌어지는 가상 시나리오를 작성하기도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종량제 실시 이후 가상뉴스로 △국세청 “인터넷 접속에 특별소비세 부과 검토” △KT 광화문 사옥에 입주한 정통부는 종량제 면제 △정보통신 순위에서 한국 87위로 85단계 추락 △인터넷 ‘일본해’ 표기 증가 △PC방 요금 인상 △법원, 싸이클럽 최종부도 처리 △종량제로 인터넷 빈부격차 증가 △도둑, 인터넷 만끽하다 체포 등을 꼽기도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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