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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LNG선 탱크 국산화 물거품될라

등록 2007-07-15 18:01수정 2007-07-15 23:42

정부·업계, 시제품 제작 끝내놓고 시험선박 못구해 발 동동
국내 기술진이 엘엔지(LNG·액화천연가스)선 가스저장탱크의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정작 이를 실을 선박이 없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의 엘엔지선 수주실적은 독보적이다. 조선협회가 집계한 5월 말 현재 국내 조선사들의 엘엔지선 수주잔량은 102척으로, 전 세계 물량(141척)의 72%를 차지한다. 올 상반기 발주된 13척도 싹쓸이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사들은 영하 163℃를 유지하는 탱크 원천기술이 없어 프랑스 지티티(GTT)사에 척당 약 1천만달러(약 92억원) 정도의 로열티를 내고 있다. 수주 선박들의 인도 시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3년 동안 줘야 할 로열티만 1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와 현대·대우·삼성 등 조선3사는 2004년 9월부터 ‘차세대 엘엔지선 카고 컨테인먼트 시스템 개발’(KC-1)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연구진은 지금까지 탱크 원천기술과 소재·기자재 개발을 완료하고 48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으며, 가로·세로 10m, 높이 12m 크기의 핵심부분 시제품 제작까지 마쳤다. 문제는 선박 적용시험 및 상용화 추진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시험선박의 건조·제작비용이 척당 2000억~2500억원에 이르는데, 이 비용을 감당할 주체가 없다. 또 현재 짓고 있는 선박에 적용하려 해도, 외국선주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제품의 탑재를 꺼릴 게 뻔하다. 한국가스공사 등에서 우리 기술을 적용한 엘엔지선을 발주하려면 빨라야 2009년 말쯤 되어야 가능하다. 산업자원부는 선박펀드 조성, 투자자 공모, 조선사 분담과 정부 일부 지원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선업계 일부에서는 엘엔지 탱크 국산화를 반기지만은 않는 분위기도 있다. 현재 수주 실적이 워낙 좋은데다, 신기술 적용과 건조공정 변경 등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선업계는 핵심 기술에 대한 로열티 지불을 ‘국부 유출’로 보는 인식을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차피 선가에 반영되고, 대부분 선박은 수출용이라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양영명 한국가스공사 엘엔지탱크개발센터장은 “우리 조선업은 머잖아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 지금 잘 나간다고 기술개발을 게을리 한다면 똑같이 로열티를 지불하고 배를 지을 때 누가 유리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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