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전체 영업이익 9천100억원에 그쳐
'13일의 금요일' 악몽이 삼성전자에 재연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2.4분기 실적을 공개한 13일과, 1.4분기 성적표를 내놓은 4월13일은 모두 공교롭게도 서양에서 대표적인 불길한 날로 통하는 13일의 금요일이었다.
삼성전자는 2.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미 예견됐던 반도체값 급락의 '직격탄'에 더해 휴대전화 판매 등 정보통신 사업부문의 예상밖 실적 악화 여파로 전체 영업이익이 9천100억원에 그치는 초라한 결과에 만족해야 했다.
1.4분기 실적을 내놓은 4월의 '13일 금요일'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가격 하락 영향으로 1조1천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치면서 2003년 2.4분기 이후 최저 실적이라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삼성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대체로 매분기 경영실적을 다음 분기가 시작하는 첫 달의 두번째 금요일 발표하고 있다. 때문에 13일의 금요일이 분기 실적발표 당일일 가능성은 상존한다.
하지만 2분기 연속 13일의 금요일이 되는 경우의 수는 산술적으로 그다지 많지 않고, 게다가 그때마다 신통치않은 성적표가 나왔으니 삼성전자에 13일의 금요일은 징크스로 여겨질만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촌평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이날 6.35% 급등한 68만7천원의 주식시세로 장을 마쳐 그나마 위안 거리가 됐다. 여기에는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실려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회사 고위관계자의 언급을 근거로 한 일부 언론의 '삼성전자 적대적 M&A 가능성' 보도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증시 관계자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시가총액 등을 감안할 때 적대적 M&A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 규모라는 점에서 그같은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고 있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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