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유망사업 기회 분석
“도시인프라·관광·물 시장 등 향후 10년 급성장”
삼성경제연구소가 꼽은 유망산업
‘차세대 먹거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한국 경제 르네상스를 위한 구상’을 주제로 연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사업들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된 ‘미래 유망 산업 도전’이란 보고서는 가장 먼저 ‘건강 관리’(헬스 케어)를 미래 사업으로 꼽았다. 보고서를 보면, 만성 질환에 대한 원격·상시 의료 서비스(U-헬스)가 일상화되면서, 이른바 ‘병원 밖’ 의료 시장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세계 U-헬스 시장 규모는 2004년 10억달러(약 9200억원) 수준에서 2015년에는 340억달러(약 31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바이오 신약도 기존의 화학 합성 신약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시장 규모가 지금의 2배인 1400억달러(약 12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의료·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이 기존의 ‘질병 치료’에서 앞으로는 ‘질병과의 동거’ 개념으로 바뀌고 ‘평생 치료’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의료기관은 물론 관련 장비·통신업체 등에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 추세를 반영한 또다른 유망 사업은 자산 관리 및 관광업이다.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는 개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이른바 ‘고객 가치·경험 중심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생태·문화·모험 등을 주제로 한 테마관광이 크게 늘어나고, 금융상품도 개인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가 주종을 이룰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중국·인도 등 후발 개도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복합형 인프라’ 구축 사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돈 잘 버는’ 개발도상국들이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거대 복합도시를 건설하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것이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미래의 도시 인프라 구축은 단순한 토목·건설사업이 아니라, 파이낸싱·컨설팅·정보통신·네트워크 등이 결합된 고부가가치의 ‘복합형 플랜트 산업’이 될 것”이라며 향후 25년간 세계 도시 인프라 건설에 투입될 자금이 무려 40조달러(약 3경6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개발 자원이 많은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자원 개발과 인프라 건설을 결합한 패키지 사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고유가 추세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회는 물과 에너지 산업에서 나온다. 예컨대 생수 시장은 연평균 9%대의 고성장을 기록 중이며, 세계 각국 정부는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데만 연간 300억달러(약 27조6천억원)를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2015년까지 풍력, 바이오 연료, 태양광, 수소 에너지 등 차세대 에너지 시장이 지금의 2배인 1672억달러(약 153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김재윤 연구원은 “기술 융합과 대도시화, 고령화, 환경·에너지 위기 등이 미래 산업을 결정짓는 핵심 트렌드”라며 “우리도 제조업과 정보기술의 강점에 금융을 접목한 복합형 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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