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담당자들이 꼽는 조기퇴사 방지책
기업들 면접강화…간부들 면접역량 키우기 나서
경제손실·사기저하 막기 위해 ‘멘토’ 등 실시하기도
경제손실·사기저하 막기 위해 ‘멘토’ 등 실시하기도
“신입사원 한 명 뽑아서 3년까지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1억3천만~1억4천만원이 넘는다. 어떤 대기업은 이공계 출신 대졸 신입사원을 3년 동안 키워내는 데 2억원이 넘게 든다고 하더라!”
한 중견기업 인사 담당 임원의 얘기다. 신입사원들의 조기 퇴직은 기업으로선 경제적 손실일 뿐 아니라 직원 사기와 기업 평판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많은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상대로 ‘멘토’(조언자)를 맺어주고 입사 6개월~1년 뒤 리프레시 교육을 벌이는 한편, 신입사원의 가족 챙기기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스케이에너지는 지난달 말 신입사원 100여명의 가족들을 서울 워커힐호텔에 초청해 푸짐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 회사의 한 팀장은 “자식이 회사 그만둔다고 할 때 ‘그래도 그만한 직장이 어딨냐’고 부모들이 말 한마디 해주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신입사원 입사식에 부모를 초청해 꽃을 달아주는 행사를 열었다.
조기 퇴사를 막기 위해 기업들이 최근 가장 마음을 쓰는 것은 채용 방식이다. 특히 ‘묻지마 취업자’나 ‘징검다리 취업자’를 걸러내고 조직에 적합하고 오래 남을 인재를 뽑고자 면접을 강화하는 추세다. ‘뽑는 사람이 좌우한다’며 채용 교육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많다. 케이티(KT)는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연 150명씩 ‘인재 평가사’ 교육을 한다. 원주리더십아카데미에서 2박3일 합숙을 하며 헤드헌팅 업체의 강의를 듣거나 지역 대학생들을 상대로 모의면접을 벌이기도 한다.
씨제이의 ‘역량 면접’은 응시생 1명당 2명의 간부가 들어가 1시간 반 가량 집중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응시생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역량을 평가하게 되는데, 이 교육을 위해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평소에 2박3일씩 합숙훈련을 시킨다. 헤드헌팅 회사인 커리어케어가 올해 두 차례 벌인 ‘리크루트 스쿨’에는 대기업 인력 담당자들이 대거 몰렸다. 커리어케어의 하주희 팀장은 “조기 퇴사자들이 크게 늘면서 기업들이 채용 절차에서 채용 전문가 양성에까지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정서와 가치관에 맞게 조직 문화를 바꿔 보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엿보인다. 얼마 전 ‘일과 삶의 균형’을 주제로 생산성본부에서 열린 강의에는 최고경영자급 기업 관계자들이 170여명이나 몰려 성황을 이뤘다. 엘지경제연구원의 노용진 연구위원은 “유능한 인재들이 공기업·교직·공무원 취업에만 몰두하는 ‘사회적 낭비’를 막으려면 새로운 인사·임금 체계와 조직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희 박현정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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