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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미 FTA, 자동차 가격경쟁력 비상

등록 2007-06-29 18:29수정 2007-06-29 19:04

한-미 FTA에 따른 한국 시장에서의 승용차 판매값 인하 효과
한-미 FTA에 따른 한국 시장에서의 승용차 판매값 인하 효과
국내시판가 인하 효과, 미국산이 한국산 2배…되로 받고 말로 주는 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국내 시장에서 국산 자동차가 미국산 자동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경쟁국 자동차와 비교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인하률이 2% 미만에 머물러,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 인하 효과가 사실상 없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분석은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주최로 열린 ‘FTA 시대의 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 세미나’에서 나왔다. 자동차산업 전문 컨설팅회사인 비엠알컨설팅의 이성신 대표는 주제발표에서 “관세(8~10%) 폐지 및 특소세 인하로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는 11.93%, 국산 자동차는 5.75%의 판매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국산 차의 미국산 차에 대한 상대 가격이 7% 상승하게 된다”고 밝혔다. 2천만~4천만원대의 중대형 승용차를 놓고 보면, 미국산 차는 240만~480만원의 가격 인하 요인이 있는 반면 국산 차는 115만~230만원의 인하 요인이 있어, 현재 같은 가격대의 차라면 국산 차가 미국산 차보다 125만~250만원 정도 비싸지게 된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수입 차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영향으로 미국산 차의 판매 가격이 내리고 달러 약세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까지 반영될 경우 미국산 차에 대한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에서 잘 팔리는 혼다·벤츠·베엠베의 경우 국내 시판 중인 차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미국에서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차종마저 기존의 수입선을 미국으로 전환할 경우 국산 중대형 승용차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축소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산 일본차 들어오면 중대형시장 폭발력 클듯
미국 수출가격 인하 폭은 미미…원화강세도 부담

반면 국산 승용차의 미국 관세 2.5% 폐지에 따른 현지 판매 가격 인하 폭은 대당 180~460달러(약 16만6천원~42만5천원)로, 경쟁차 대비 1.5~2.0%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판매 비중이 높은 1만~2만달러대 승용차의 판매 경쟁이 치열한데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가격 인상 요인을 감안할 때, 가격 인하 요인을 100% 반영하더라도 판매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대표는 이어 “최근 세계 자동차 산업은 북미·유럽 등 성숙 시장에서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 경쟁의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며 한국 업체의 대응 전략으로 △개발·생산·판매 기반의 글로벌화 △친환경차 및 저가차 개발 능력 제고 △선·후진국 업체와의 차종별 전략적 제휴 확대 △원가 경쟁력 확보와 기업 체질 혁신 등을 제시했다.

김재원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동차 산업 노사관계 발전 방향’이란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현재 ‘고용 불안→강경투쟁·파업→경쟁력 약화→고용 불안 심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양보 교섭을 통한 노사 협력→경쟁력 제고→고용 안정 및 성과에 따른 보상’의 선순환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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