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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하나금융지주 ‘저소득층 소액 신용대출’ 사업 검토

등록 2007-05-31 07:44

300억 가량 기금 조성…담보없이 창업·사업자금 대출
6월1일 그룹 전략회의서 최종결정…금융권 파장일듯
하나금융지주가 300억원 가량의 기금을 만들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에 창업자금 등을 빌려주는 소액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 추진은 은행들이 공익성은 외면한 채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 금융권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300여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한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와 손잡고 저소득층 창업 희망자나 사회적 기업에 무담보로 창업자금과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6월1일 열리는 그룹 전략회의에서 이 사업의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 배영기 전략기획팀장은 “기존의 단순한 기부 방식이 아니라 좀더 직접적으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형태는 하나은행 지점에서 홍보와 대출 신청 업무 등을 맡고,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가 대출 심사와 창업 상담, 사후 관리 등을 맡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쪽은 이번 사업이 단발로 그치지 않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출 심사를 비롯한 여러 과정의 기준을 엄격하게 만들 방침이다. 또 기존의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저소득층의 자영업 창업 지원이 중심이지만, 하나은행은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사회적 기업 설립 지원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김동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이번 사업을 기획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은행의 이미지 높이기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겠지만, 만약 이 기금을 대출받은 저소득층이 성공하면 하나은행의 정식 이용자가 돼 수익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은행이 소액 신용대출 기관에 2억~10억원의 기부금을 낸 적은 있지만, 은행이 대규모 기금을 만들어 저소득층 신용대출 사업 진출을 검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이 검토하고 있는 이번 사업은 진일보한 형태의 사회책임금융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하나은행의 이번 사업은 규모 자체도 크지만 은행이 금융소외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선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씨티은행이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에 진출하는 등 세계적으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수익모델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점도 이번 사업 추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박종현 진주산업대 교수(산업경제학과)는 “일회적이 아닌 지속적인 사업이라는 점, 마이크로크레디트를 새로운 수익원의 하나로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점, 최근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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