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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산업협회 창립총회 및 상생협력 결의대회가 14일 서울 매리어트호텔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상생협력 결의문에 서명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디스플레이 패널 특허협력·상호구매 합의
턱밑까지 올라온 대만 뿌리치기 의기투합
턱밑까지 올라온 대만 뿌리치기 의기투합
삼성과 엘지가 세계 디스플레이시장 1위 자리를 지키기위해 서로 손을 잡기로 했다.
삼성전자, 삼성에스디아이, 엘지전자, 엘지필립스엘시디 등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4사는 14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창립 총회에서 ‘8대 상생협력 과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8대 과제는 △대형 패널사간 특허 교류 및 상호 구매 △장비·재료사 독점 체계(수직 계열화) 타파 △미래 원천기술 공동 연구개발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날 창립한 디스플레이협회는 패널 제조 대기업을 비롯해 250여개 장비·부품·소재업체가 참여했다. 초대 회장에는 이상완 삼성전자 엘시디총괄 사장이 선임됐다.
협회는 기술별, 분야별 협력 전략과 로드맵을 올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삼성·엘지 패널사들은 6월 중 특허 공유와 패널 상호구매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 패널 수요처인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지금까지 상대 계열사의 패널 대신 수입 패널을 써왔고, 그 중 각각 54%와 31%를 대만에서 들여왔다. 중소업체들이 대기업과 공동개발한 장비·부품 기술을 3년 동안 다른 대기업에 팔지 못하도록 한 업계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는 대기업 중심의 수직 계열화가 장비·부품사들을 하청업체로 전락시켜 자생력과 경쟁력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산자부 조사 결과,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의 밑받침격인 250여 장비·제조기업들은 대부분 엘지 아니면 삼성과 단독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 1·2위를 다투는 삼성과 엘지가 손을 잡은 건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환경 때문이다. 엘시디(LCD) 패널의 경우, 대만의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우리나라의 턱밑까지 쫓아왔고, 일본은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기술·소재의 70~80%를 독점하고 있다. 정승일 산업자원부 반도체디스플레이팀장은 “이번 상생협력 결의는 업계 스스로 지속가능한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크기가 다른 패널의 규격을 표준화하는 등 획기적인 합의 없이는 협력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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