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내용
7월부터 최대 28.4%↓…다른 카드사들 “동참 안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문제를 놓고 영세 자영업자들과 카드업계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씨카드가 10일 업계 처음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7월부터 최대 28.4%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외환·신한카드 등 일부 은행계 카드사를 뺀 전업계 카드사 대부분은 “인하 요인이 없다”며 수수료율 인하 움직임에 당분간 동참하지 않을 뜻을 밝혀 영세 자영업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비씨카드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리면, 체크카드의 경우 업종간 수수료율 차이가 크게 줄면서 가맹점 대부분이 2%대 안팎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미용실의 수수료율은 4.05%에서 2.90%로 내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연간 수입이 2천만원 가량 되는 미용실의 경우 연간 수수료 부담이 81만원에서 58만원으로 23만원 정도 줄어든다. 비씨카드는 현재 체크카드 가맹점으로 가입한 3만6천여개의 미용실 가운데 실질적으로 영업을 하는 곳이 약 2만여개에 이르는 점에 비춰, 미용실 업종에서만 이번 인하 조처로 연간 46억여원의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비씨카드의 전체 체크카드 발급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00여만장이며, 가맹점 수는 200만여개에 이른다.
비씨카드는 또 사진관과 학원 등 39개 업종의 신용카드 가맹점 26만여곳에 대해서도 7월부터 수수료율을 업종별로 최대 16.7%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박귀순 비씨카드 홍보팀장은 “체크카드의 경우 이용액이 전체 카드 이용액의 10%를 넘어 안정적 시장진입 단계로 들어갔다고 판단돼, 체크카드를 위한 별도의 수수료율 체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세 자영업자 단체들은 비씨카드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을 환영하면서도 인하 폭이 요구에 비해 낮은 데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 대한미용사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4.05%인 수수료율을 2.4%대까지 내려줄 것을 요구했는데,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고작 3.6%에 그쳤다”며 “이번 수수료율 인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세 자영업자들과 함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나머지 카드사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신장식 민주노동당 민생특위 집행위원장은 “다른 전업계 카드사들과 은행계 카드사들도 조속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부당이득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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