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계열사와도 지분교환…인수·합병 방어 ‘포석’인듯
포스코와 현대중공업그룹이 주식을 상호 보유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동국제강과도 냉연제품을 생산하는 계열사의 지분을 상호 교환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제휴관계를 맺었다.
포스코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에 자사 지분 1%에 해당하는 87만2천주를 매각하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금액의 현대미포조선 보유 현대중공업 주식을 사들이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3466억원을 들여 현대중공업 주식 144만4천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이는 현대중공업 전체 지분의 1.9%에 해당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지분 9.8%(100만5천주)를 사들이고, 자사 계열사인 포항강판의 지분 9.8%(58만8천주)를 동국제강에 팔기로 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중 포스코가 유니온스틸 주식을 인수한 금액에서 포항강판 주식 금액을 뺀 나머지 280억원 가량으로 포스코 주식을 장내 매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끊임없는 적대적 인수·합병(M&A)설에 시달리는 포스코가 우호세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현대미포조선을 매개로 한 현대중공업의 주식 상호 보유를 결정하고, 동국제강과 제휴를 맺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국제강 김선홍 과장은 “최근 2~3년 사이 세계 철강업계는 적대적 인수합병과 자사 보호를 위한 그루핑(전략적 제휴) 강화라는 두 가지 큰 흐름이 활발하며, 이번 양사의 제휴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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