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2007 코리아 아이티 쇼(Korea It Show)’의 케이티에프 전시관에서 국외 자동로밍을 이용한 화상통화 시연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2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외국 업체 86곳(17개국)을 비롯해 모두 300여 국내외 아이티 업체들이 참가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제1회 ‘코리아 IT쇼’
전시관 외형 경쟁에 첨단제품 경연 빛바래
4대업체 의존 지나쳐 신선도·다양성 실종 “위기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우리 부스 지키느라 다른 데는 구경도 못했지만 케이티에프는 가봤습니다. 잘 해놨더라고요.” 에스케이텔레콤의 한 현장 직원이 맥없이 건넨 말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올해 처음 닻을 올린 ‘코리아 아이티 쇼’(Korea IT Show)는 기술보다 빨리 움직이는 고객의 마음을 감지하기 위한 전쟁터였다. 기존의 다섯가지 국내 정보통신 관련 전시회가 통합되어 꾸려진 아이티 쇼가 시작된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은 샤프전자·퀄컴 등 유명 외국 기업까지 참가한 차세대통신·컨버전스 등 첨단기술의 향연장. 하지만 정작 에스케이티와 케이티에프, 국내 양대 이동통신사의 전시 맞대결보다 더 눈길 끄는 건 없다. 똑같이 210평 전시관을 마련한 에스케이티와 케이티에프엔 쫓기고 쫓는 자의 긴박감마저 흐른다. 하지만 여유는 쫓는 자의 몫이다. 에스케이티는 2·3세대 통신 가입자를 동시에 아우르는 체험형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가입자도 많아 3세대 가입자만을 위한 서비스 전시가 불가능했다”고 현장 직원은 말했다. 실제 피시에 저장된 동영상의 휴대폰 전송이 가능한 ‘웹 영상메시지’ 등 본격적인 3세대 통신 서비스도 첫선을 보였으나, 자신이 직접 부른 노래나 그린 그림으로 휴대폰을 꾸미는 등 ‘유시시(UCC) 캐리커처’와 같은 체험·생활형 서비스가 많았다. ‘미래’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반면 케이티에프는 철저히 3세대 통신사업 브랜드인 ‘쇼’만 내세웠다. 이곳 직원은 “에스케이티는 되는 서비스 다 갖다놓은 듯한 모습”이라며 “우린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시각적 효과만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여느 기업체와 달리 남성 도우미(에스케이티는 5명)가 전무한, 초미니스커트의 여성 30명으로만 도우미를 꾸린 것도 같은 맥락. 집안, 회사, 도로 상황 등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직접 살필 수 있는 영상모니터링 등 편의 서비스도 일관되게 차세대의 시각적 만족을 지향하고 있었다. 고객은 약고 빠르다. 만년 2위였던 케이티에프가 3세대 통신가입자 수 부문에서 에스케이티를 앞지른 날이기도 한 19일, 참관객은 케이티에프 쪽으로 무장 몰리고 있었다.
이밖에 엘지전자의 ‘프라다폰’이 처음 공개돼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중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제품의 디자인, 액세서리 등 겉모양뿐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까지 프라다와 함께 만들었다. 유럽에서의 거래가만 72만원 상당에 이른다. 뒤질세라 삼성 또한 유명 디자이너들이 전자기기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전시하는 고급화 전략으로 맞섰다. 이제 고객은 두 업체의 평면 티브이 화질이나 크기 경쟁보다 ‘명품 전쟁’에 자극되고 있다. 전시 대결이 입에 오르는 건 새로운 기능이나 기술동향을 찾기 어려웠단 말이기도 하다. 이준문 다나와 정보팀장은 “국내 4대 업체가 전시의 반을 차지하고 신선한 것도 적었다”며 “통합해 한국의 세빗(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을 지향한다고 했지만 내용만 치면 기존의 특화된 전시들이 더 낫다”고 말했다. 행사는 22일까지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4대업체 의존 지나쳐 신선도·다양성 실종 “위기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우리 부스 지키느라 다른 데는 구경도 못했지만 케이티에프는 가봤습니다. 잘 해놨더라고요.” 에스케이텔레콤의 한 현장 직원이 맥없이 건넨 말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올해 처음 닻을 올린 ‘코리아 아이티 쇼’(Korea IT Show)는 기술보다 빨리 움직이는 고객의 마음을 감지하기 위한 전쟁터였다. 기존의 다섯가지 국내 정보통신 관련 전시회가 통합되어 꾸려진 아이티 쇼가 시작된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은 샤프전자·퀄컴 등 유명 외국 기업까지 참가한 차세대통신·컨버전스 등 첨단기술의 향연장. 하지만 정작 에스케이티와 케이티에프, 국내 양대 이동통신사의 전시 맞대결보다 더 눈길 끄는 건 없다. 똑같이 210평 전시관을 마련한 에스케이티와 케이티에프엔 쫓기고 쫓는 자의 긴박감마저 흐른다. 하지만 여유는 쫓는 자의 몫이다. 에스케이티는 2·3세대 통신 가입자를 동시에 아우르는 체험형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가입자도 많아 3세대 가입자만을 위한 서비스 전시가 불가능했다”고 현장 직원은 말했다. 실제 피시에 저장된 동영상의 휴대폰 전송이 가능한 ‘웹 영상메시지’ 등 본격적인 3세대 통신 서비스도 첫선을 보였으나, 자신이 직접 부른 노래나 그린 그림으로 휴대폰을 꾸미는 등 ‘유시시(UCC) 캐리커처’와 같은 체험·생활형 서비스가 많았다. ‘미래’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반면 케이티에프는 철저히 3세대 통신사업 브랜드인 ‘쇼’만 내세웠다. 이곳 직원은 “에스케이티는 되는 서비스 다 갖다놓은 듯한 모습”이라며 “우린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시각적 효과만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여느 기업체와 달리 남성 도우미(에스케이티는 5명)가 전무한, 초미니스커트의 여성 30명으로만 도우미를 꾸린 것도 같은 맥락. 집안, 회사, 도로 상황 등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직접 살필 수 있는 영상모니터링 등 편의 서비스도 일관되게 차세대의 시각적 만족을 지향하고 있었다. 고객은 약고 빠르다. 만년 2위였던 케이티에프가 3세대 통신가입자 수 부문에서 에스케이티를 앞지른 날이기도 한 19일, 참관객은 케이티에프 쪽으로 무장 몰리고 있었다.
이밖에 엘지전자의 ‘프라다폰’이 처음 공개돼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중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제품의 디자인, 액세서리 등 겉모양뿐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까지 프라다와 함께 만들었다. 유럽에서의 거래가만 72만원 상당에 이른다. 뒤질세라 삼성 또한 유명 디자이너들이 전자기기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전시하는 고급화 전략으로 맞섰다. 이제 고객은 두 업체의 평면 티브이 화질이나 크기 경쟁보다 ‘명품 전쟁’에 자극되고 있다. 전시 대결이 입에 오르는 건 새로운 기능이나 기술동향을 찾기 어려웠단 말이기도 하다. 이준문 다나와 정보팀장은 “국내 4대 업체가 전시의 반을 차지하고 신선한 것도 적었다”며 “통합해 한국의 세빗(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을 지향한다고 했지만 내용만 치면 기존의 특화된 전시들이 더 낫다”고 말했다. 행사는 22일까지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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