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계 카드사의 카드 회원 모집 비용 추이
작년 회원모집에 2400억원 투입…전년보다 45% 늘어
‘경쟁사 회원 뺏기’ 마케팅 총력전에 금감원 바짝 긴장
‘경쟁사 회원 뺏기’ 마케팅 총력전에 금감원 바짝 긴장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카드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쟁사의 회원을 빼앗아오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관과 패밀리 레스토랑, 대형 할인점, 백화점 등 각종 시설의 할인 혜택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2003년 ‘카드 대란’의 ‘싹’을 미리 자르지 못했던 학습 효과 때문에 카드업계의 마케팅 경쟁 실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과당 경쟁에 나선 몇몇 은행과 전업 카드사에 대해서는 이미 공개적으로 주의 조처를 내렸다.
이런 가운데 엘지카드 등 5개 전업 카드사(비씨카드 제외)들이 지난해 신규 회원 모집을 위해 투입한 비용이 2400여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금감원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 등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이들 전업 카드사가 회원 모집에 사용한 비용은 모두 2402억원으로 2005년의 1660억원에 비해 45%나 증가했다. 카드 모집 비용은 카드대란이 벌어졌던 2003년 1671억원까지 늘어난 뒤 2004년 117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2005년 다시 2003년 수준인 166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2천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전업 카드사들이 지난해 추가 확보한 회원이 533만여명인 점에 비춰볼 때, 회원 1명당 평균 4만5천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쓴 셈이다. 카드사별로는 엘지카드가 691억원으로 가장 많은 모집 비용을 썼으며, 다음은 △현대카드(527억원) △롯데카드(524억원) △삼성카드(338억원) △신한카드(322억원)의 차례였다.
카드 모집 비용이 급증한 것은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늘린 할인 혜택과 부가 서비스가 그대로 비용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또 카드 모집인 수를 크게 늘리면서 이들에게 지급한 수당이 급증한 것도 한 몫 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까지 합치면 회원 모집 경쟁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금융감독원 여전감독실장은 “전업 카드사 회원 수만도 4천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다 보니, 결국 카드사들이 타사 회원을 빼앗아오기 위해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카드업계의 과도한 비용 증가 실태를 매달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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