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급증”이라면 올 생산량 대부분
엘지·삼성에 ‘뻥튀기 경재‘ 의혹 눈길
엘지·삼성에 ‘뻥튀기 경재‘ 의혹 눈길
올해 판매할 에어컨이 이미 동났다?
올 여름 사상 최고의 무더위 전망이 잇따르면서 에어컨 예약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데다 올해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폭염이 예상되자 예약 수요가 급증했다는 게 업체 쪽의 설명이다.
엘지전자는 지난주까지 예약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배 늘었다고 밝혔다. 막판에 수요가 몰리는 걸 감안하면 예약 판매가 끝나는 3월 말에는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3.7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예약 판매가 다소 부진해 올해는 ‘반사 효과’까지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내 에어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엘지와 삼성이 경쟁적으로 예약 판매율을 뻥튀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전체 에어컨 시장 규모는 170만대로, 이 가운데 예약 판매가 통상 30% 정도 차지한다.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이 100만대인 엘지의 경우 올해 예약 판매가 지난해보다 2.7배 늘었다면, 예약 판매 대수는 이미 90만대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엘지와 시장 점유율이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삼성 역시 100만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가전 3사 모두 구체적인 예약 판매 대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예약 판매 대수가 지난해 전체 시장 규모와 맞먹는다는 얘기인데, 내구재 시장이 일년만에 서너배씩 증가하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실이라면 생산 라인을 늘리지 않고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물량으로, 시장에서 에어컨 대란이 일어날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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