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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유럽 TV시장 세계 가전업체 ‘대혈전’

등록 2007-03-21 19:17

유럽시장 엘시디(LCD)TV 점유율 추이
유럽시장 엘시디(LCD)TV 점유율 추이
1위 삼성 기지 헝가리공장 가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전쟁입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75㎞ 떨어진 삼성전자 텔레비전 공장. 지난 13일 이곳에서 만난 총책임자 이준영 헝가리법인장의 일성은 사뭇 비장했다. 이틀 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전시회에서 만난 본사 임원들도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지난해 유럽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승자의 여유는 찾을 수 없었다.

‘보르도’ 열풍 헝가리법인 매출 껑충
탈환 노리는 필립스 가격 출혈 아랑곳
삼성 1인 작업장 도입 등 수성 작전

필립스, ‘1위 탈환’ 공격적 가격인하=헝가리 공장은 인접한 슬로바키아의 갈란타 공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핵심 생산기지다. 삼성의 전체 텔레비전 생산량의 절반 가량이 두 공장에서 출고되고, 유럽 전역은 물론 중동, 러시아, 중앙아시아에까지 판매된다. 헝가리 법인은 지난해 ‘보르도’ 열풍을 타고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지난해 매출이 18억달러로 전년보다 두배 가량 뛰었다. 이기남 생산부장은 “솔직히 우리도 놀랐다. 급증하는 엘시디 텔레비전 수요와 보르도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생산 목표는 320만대로 잡았는데, 내심 500만대까지 기대하고 있다. 엇비슷했던 엘시디와 브라운관형(CRT)의 판매 비율은 7대3 수준으로 역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ㄷ자 모양의 작업대에서 숙련공 1~2명이 조립·조정·검사 등 60여 단계의 생산 공정을 일괄 처리하는 ‘1인 작업장’(셀라인)의 모습. 기존 컨베이어 시스템에 견줘 생산성이 최고 4배까지 늘었다고 삼성전자쪽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제공
ㄷ자 모양의 작업대에서 숙련공 1~2명이 조립·조정·검사 등 60여 단계의 생산 공정을 일괄 처리하는 ‘1인 작업장’(셀라인)의 모습. 기존 컨베이어 시스템에 견줘 생산성이 최고 4배까지 늘었다고 삼성전자쪽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제공

세계 경쟁사들은 반전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안방인 유럽에서 1위를 내준 필립스는 자존심을 버렸다.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에 맞서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섰다. 마케팅과 유통에서 유리한 역내 기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는 전략이다. 이 부장은 “소형 제품은 가격 하락폭이 출혈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시장점유율 3위인 소니는 생산 라인업을 재조정하는 중이다. 홈시어터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을 동남아로 이전하고 헝가리 공장을 축소했다. 한때 철수설까지 나돌기도 했다. 소니는 최근 슬로바키아에 대규모 공장 신축 등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는 전열 정비인 셈이다.

“생산성 높여라” 무한경쟁 돌입=‘1위 수성’을 위한 삼성의 최대 전략은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이다. 기판 공정은 사람이 필요없는 자동화장비(SMD)를 전면 도입했고, 조립 공정도 생산성이 높은 ‘1인 작업장’(셀라인)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셀방식은 ㄷ자 모양의 작업장에서 조립부터 검사까지 60여개 공정을 숙련공 1~2명이 모두 처리한다. 수십명이 달라붙어 작업하는 기존 컨베이어 방식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최대 4배까지 높아졌다. 제2공장은 오는 7월 완공될 예정이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75㎞ 떨어진 야스페니사루의 삼성전자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75㎞ 떨어진 야스페니사루의 삼성전자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회로기판 등 부품 라인은 헝가리에, 조립 라인은 슬로바키아에 집중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본사에서는 하반기에 내놓을 후속 모델 개발을 이미 마친 상태다. 경쟁이 워낙 치열해 과거 1년 정도였던 신제품 주기가 요즘은 반기, 분기 단위로 줄어든 때문이다. 지금은 26~32인치 제품이 주력이지만, 하반기부터는 40인치 이상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법인장은 “엘시디 티브이, 그것도 유럽 시장은 어떤 업체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제품력과 마케팅은 물론 기술·공정·물류 모든 면에서 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하노버/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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