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 기도회가 9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한국가톨릭농민회 등의 주최로 열려 신부와 수녀, 농민들이 손을 맞잡고 협상 중단을 염원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서울서 5천여명 총궐기대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협정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세력이 10일 서울에서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에프티에이 정국’의 꼭짓점이 될 전망이다.
“10일 총궐기대회 강행”=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1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노동자, 농민, 빈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하는 국민 총궐기대회를 강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범국본은 집회신고를 냈으나 경찰은 금지 통고했다. 범국본은 상황에 따라 8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남산의 하얏트 호텔 앞까지 진출할 예정이어서 경찰과 충돌하는 사태도 우려된다. 경찰청은 전국적으로 3만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집회를 봉쇄할 방침이다.
이에 범국본은 이날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가 잘못됐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조처를 신청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범국본과 경찰이 평화적 집회 개최에 대한 양해각서를 맺거나 공동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전제로 집회를 허용하라는 권고를 한 바 있는데, 이날도 이런 어정쩡한 태도를 반복했다.
여성·종교계 ‘협정 반대’ 목소리=범국본 부문조직인 여성대책위는 이날 낮 12시 청와대 앞에서 ‘여성 38인 한-미 에프티에이 반대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수경 반미여성회 집행위원장은 “여성 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이고 이들은 남성 노동자 임금의 절반을 받고 있다”며 “에프티에이는 여성 비정규직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청와대 앞 단식에 들어간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최순영 원내부대표, 이용대 정책위원회 의장 등과 함께 이틀째 농성을 이어갔다. 문 대표는 “정부가 협정과 관련한 집회·시위를 봉쇄하고 있는데, 마치 유신 때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협정을 반대하는 천주교와 기독교계도 이날 명동성당과 기독교회관에서 각각 기도회를 열었다. 전종휘 기자, 신소영 수습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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