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국 쪽 수석대표(오른쪽)가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8차 협상을 시작하며 웬디 커틀러 미국 쪽 수석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 커틀러 압박…8차 협상 첫날
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개막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에서 미국 쪽은 농축산물과 자동차시장의 개방을 강도 높게 압박했다. 반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등 한국의 핵심 요구는 계속 외면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 협상단 수석대표는 이날 브리핑을 열어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분명히 강조했는데 한국의 쇠고기 시장이 완전 재개방되지 않으면 에프티에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커틀러 대표는 한국 자동차시장 개방과 관련해,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의원들을 비롯해 다른 의원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충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자동차 부분이 이번 협상의 핵심 요소이며, 미국 차업계가 한국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장을 만드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찰스 랭글 하원 세입위원장 등 중진 의원 15명은 지난 2일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한국의 8% 자동차 관세는 즉시 철폐하지만 미국의 2.5% 승용차 관세는 철폐 시한을 15년 이상 유지하고 미국 자동차가 한국으로 수출되는 증가분만큼 한국차에 대해 미국 시장 수출 때 무관세 혜택을 줘야 한다”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커틀러 대표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한-미 에프티에이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되풀이했다.
이날 금융 분야에서도 김성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과 미국 재무부의 클레이 로워리 차관보 등을 대표로 하는 고위급 협상이 처음으로 열렸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이 요구하는 일시 세이프가드(외환위기 때 자금 유출입을 일시적으로 막는 조처)가 ‘투자자-국가 소송제’의 제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난 7차 협상 때부터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신제윤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은 전했다.
한편, 김종훈 한국쪽 수석대표는 “미국이 요구해온 재벌 관련 각주를 삭제하기로 하는 등 경쟁분과에서 모든 잔여 쟁점을 합의했다. 양쪽이 절충 노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협상 첫날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송창석 김수헌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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