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 보도
주요 외신들은 5일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실형 소식을 신속히 전하면서 현대차의 진로에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판결이 “원화 강세와 파괴적인 노조에 맞서고 있는 세계 6위 자동차 업체인 현대에 큰 타격”이라며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를 재점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른 대기업 총수들이 그동안 가벼운 처벌을 받은 점을 들면서, 실형 판결이 집행유예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번 판결이 고위 경영자들의 범죄에 관대해온 관행을 깬 것”으로 평가한 뒤, 성장 둔화와 중국의 도전에 직면한 현대차에 중대한 리더십 문제를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대차 그룹이 원화 절상 등으로 약화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은 경영에 큰 타격”이라고 한국 분석가의 말을 따 보도했다. 반면,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판결 뒤에도 정 회장의 보석 상태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기업 경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4일 ‘현대의 험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 회장 재판이 만성적 노사분규와 원화 강세, 해외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수익이 35%나 줄어드는 등 고전해온 현대차에 만만찮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정 회장이 현대차 그룹의 경영을 혼자 장악하고 있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 신문은 정 회장이 지난해 4월 수감되는 바람에 미국과 동유럽 공장 건설 사업이 유보된 점을 거론하면서, 세계 시장 판매를 늘려 도요타를 따라잡겠다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이 늦춰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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