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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위기의 손보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등록 2007-01-21 19:34수정 2007-01-21 20:37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사업 실적 현황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사업 실적 현황
#장면 1 윤증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보험 최고경영자 신년 조찬회에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일부 손해보험사에 대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사업비 절감과 자본 확충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촉구할 방침”이라며 ‘최후 통첩성’ 경고를 보냈다. 이 말은 조만간 적정 수준에 미달하는 일부 손보사에 적기시정 조처에 이어 시장 퇴출 등 강력한 제재까지 내릴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장면 2 이틀 뒤인 19일, 손보업계 3위인 엘아이지(LIG)손해보험은 2000년 이전에 입사한 임직원 270여명을 희망퇴직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흥국쌍용화재가 2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한화손해보험(옛 신동아화재)과 그린화재도 각각 30명과 70명을 내보냈다. 보험업계에서는 올 상반기에 재무 상태가 취약한 일부 손보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국내 손해보험업계에 연초부터 안팎으로 ‘칼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왜 손보사들이 인원 감축이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쓰고 있는 것일까? 손보업계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영업 수지가 악화된 게 결정적인 이유다. 자동차보험은 현재 손보업계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다.

2005 회계연도에 자동차보험에서만 사상 최대인 8천억원대의 영업수지 적자를 기록한 손보업계는 오는 3월 말 끝나는 2006 회계연도에는 적자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적자 규모는 특히 2005년 말부터 급속도로 악화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에서 비롯됐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말하는데, 보험사 영업수지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자보 지급율 높아져 적자 눈덩이…금감원 제재 경고
자구노력 불구 단기간 개선 힘들어…인수·합병설 돌아


손보업계에서는 통상 적정 손해율을 72% 안팎으로 예상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2003 회계연도를 빼고는 대부분 평균치를 이어왔던 손해율이 2005 회계연도 들어 76.6%로 올라갔고, 지난해 11월 현재 78.7%로 더 높아졌다. 보험개발원 통계를 보면, 국내 12개 손보사(재보험·온라인사 제외)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80%를 웃돌고 있다. 애초 계약자에게서 보혐료로 100원을 받아 이 중 72원을 비용으로 쓸 것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80~90원의 보험금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손보업계는 손해율 악화의 주된 원인을 지난해부터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교통사고가 증가한 데서 찾고 있다. 여기에 ‘나일론 환자’ 등 만성적 보험사기가 최근 3년간 60% 이상 급증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는다.

손보사들은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할인률이 최고 60%에 이르는 무사고 운전자들의 보험 가입을 받아주지 않거나, 신규 구입 차량의 보험 가입을 거절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금감원의 집중 관리와 업계의 자구노력이 이어진다고 해서 영업수지가 나아질 가망은 있을까? 보험업계는 고개를 내젓는다. 박광춘 손보협회 홍보부장은 “향후 손해율은 교통사고가 대폭 감소하는 등 큰 변화가 없는 한 단기간에 걸쳐 개선되기는 힘들다”며 “게다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찰의 교통 단속 완화나 교통 사범 사면 등의 조처가 예상돼, 올해는 특히 힘든 한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내년 4월부터 방카슈랑스 4단계 일정이 시작되면, 자동차보험 유치를 위해 또 다시 은행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산 넘어 산인 셈이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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