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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8천억 ‘삼성장학재단’ 출범 석달째 감감

등록 2007-01-08 19:37

‘인사잡음’에 사업계획조차 못내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사재 8천여억원을 출연해 만든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 각종 인사잡음 등을 겪으며 출범 석달이 지나도록 사업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10월 중순 출범하면서 “교육 소외계층의 실질적인 교육기회 확대를 위한 장학사업과 복지 친화적 교육여건 조성사업을 실시하겠다”며, 지난해 11월 정기 이사회 때 2007년도 단기 사업계획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약속은 두달 가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재단은 지난해 11월8일 교육인적자원부 출신 사무국 직원 4명의 사표를 받은 데 이어, 같은달 20일에는 대전시 부교육감 출신인 권영구 사무총장을 사퇴시키고 미국 변호사인 문미란씨를 새 총장으로 선임했다. 당시의 조직개편은 사무국 직원 11명 가운데 교육부 출신이 9명에 이르는 등 교육부 편중이 심하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이들이 애초 내놓은 사업계획에도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셈이다. 현재도 재단 직원 8명 가운데 5명은 교육부 출신이다.

교육부 여성교육정책과 최보영 사무관은 “재단 설립이 계속 늦춰져온 터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나름대로 배려 차원에서 직원들을 선발해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또 교육부 때보다 1천만원 정도씩 더 많이 책정된 직원들의 연봉도 대폭 삭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 정비 과정에서 법률회사 출신인 문 신임 총장을 두고 자격 시비가 일기도 했다. 문 총장은 “일은 법률회사에서 했지만 소비자운동과 청소년위원회 쪽에서도 활동을 했고, 지역 복지단체 이사로도 일해오는 등 관련 경험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3년 임기에 한차례만 연임할 수 있던 이사의 임기를 두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바꾼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신인령 이사장은 이런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하자 “1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야기하겠다”고 답변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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