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농업.서비스 격돌 예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이 미국 몬태나주 빅스카이에서 4일 오전 9시(한국시각 5일 새벽)부터 닷새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양측은 이날 빅스카이리조트내 옐로스톤콘퍼런스센터에 차려진 협상장에서 상견례겸 전체회의를 가졌다.
이날 기자들의 사진 촬영을 위해 10여분간 공개된 상견례 시간에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는 미소를 지으면서 간단한 인사말만 나눴다.
양측은 5차 협상 첫날인 이날 농업, 통관.원산지, 투자, 서비스, 금융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지재권, 환경, 총칙 등 9개 분과 회의를 갖는다.
특히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를 놓고 팽팽한 장외 신경전이 벌어진 만큼 양측이 농업 분과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 분야의 경우 우리측은 지난 4차 협상때 미국의 시장 개방 확대 요구를 일부 수용, 즉시-5년-10년-15년 관세철폐 품목중 230여개 품목의 관세 철폐 이행시기를 앞당기고 관세철폐 예외 등 예외적인 취급을 받을 수 있는 기타 품목수도 284개에서 235개로 줄였다.
양측은 그동안 밀, 사료용 옥수수, 채유용 콩, 아보카도, 토마토 등 농업시장 개방확대에 따른 한국내 영향이 비교적 작은 비민감 품목 위주로 논의를 진행했으나 이번부터는 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분유, 식용 콩, 오렌지, 감귤, 사과, 배, 감자, 양파, 고추, 마늘, 참깨. 인삼 등 민감품목까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서비스 분과에서는 우리측이 요구해온 비자쿼터 허용 등에 대해 양측의 이견이 좁혀질지도 관심사다.
이밖에 양측은 노동협정 위반사항 관련 의견이 제기될 경우 국내 절차에 따라 수용 여부를 상대국과 협의하거나 기각하는 `공중의견제출제도'의 도입과 투자자-국가간 소송제 대상 범위, 특별한 위기때는 국경간 자본거래 및 송금을 제한하는 '일시적 긴급제한조치(세이프가드)'의 허용 등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은 이번 협상에서도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 인정과 관련, 역외가공 논리를 내세우면서 도입 필요성을 설득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 등 20여명은 이날 오전 협상장 밖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FTA 협상 중단을 위해 미국 노동계 등과 연대해 미국 의회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본격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뒤 '노(No), 노 FTA'라고 구호를 외치면서 간단한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오는 6일 한국에서 진행될 FTA반대 3차 궐기대회 시간에 맞춰 협상장 주변에서 집회를 여는 등 5차 협상 기간 내내 소규모 시위나마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경수현 김종수 기자 evan@yna.co.kr (빅스카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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