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제조업체 유보율 추이
10대 그룹은 713.7% 기록
고용저하 등 부정적 영향
고용저하 등 부정적 영향
국내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투자에 활용하지 않고 사내에 쌓아놓는 바람에 유보율이 600%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10대 그룹의 평균 유보율은 713.7%를 기록해 재무 안정성에 치우쳐 지극히 보수적 경영에 그친 결과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2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제조업체 가운데 관리종목이나 전년과 실적 비교가 불가능한 곳을 제외한 535개사의 올 9월말 현재 유보율을 집계한 결과 국내 기업들의 평균 유보율은 609.34%로 나타났다. 상장업체들의 유보율은 지난해 12월 말 569.71%를 기록한 뒤 지난 3월 말과 6월 말에 각각 578.06%와 592.99%를 기록하는 등 계속 증가해왔다. 이번 조사결과 국내 제조업체들의 9월말 현재 전체 납입자본금은 52조892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39% 증가한 반면, 9월말 잉여금은 총 322조2912억원으로 올 들어 8.44% 늘었다. 10대 그룹의 올해 9월말 현재 전체 잉여금은 149조8669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4조3천억원이상 늘어났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9개월 사이에 113.5%포인트 늘어난 1276.9%로 가장 높았고, SK그룹이 80.2%포인트 높아진 1200.1%로 뒤를 이었다. 롯데그룹도 롯데쇼핑 상장으로 대규모 주식발행초과금이 유입돼 유보율이 1041.9%로 383.1%포인트 급등했다. LG그룹은 잉여금이 줄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유보율이 10.7%포인트 낮아졌다. 유보율은 잉여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을 말하는데, 영업활동 또는 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사내에 쌓아두고서 향후 얼마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흔히 활용된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측정지표로서 부채비율의 상대 개념으로 자주 쓰인다. 유보율이 높으면 통상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배당 등을 위한 자금 여력이 크다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 반면 투자 등 생산적 부문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아 고용 저하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보율이 높다는 말은 기업들이 설비투자나 기술개발 등 미래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향후 기업이나 국가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히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