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핵우산 받고 FTA 내주기?

등록 2006-10-19 08:16

내주 4차협상…“경제논리대로” 한편 안보연계론 급부상
북한의 핵 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이 오는 23일부터 닷새간 제주에서 열린다. 국내의 모든 정치·경제 이슈가 북한 핵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 문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안보 연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단 정부와 협상단의 공식 입장은 “북한 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무관하다. 지금까지처럼 차분하고 의연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홍영표 한-미 에프티에이 체결 지원위원회 단장은 “자유무역협정은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17일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미국의 핵 우산 보호를 받으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성사되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미국이 우리나라에 많이 투자하는 것이 다른 선진국들도 우리나라에 투자하도록 만드는 것이고, 우리나라에 투자한 미국 기업들을 보호하는 것과 연결짓는 핵 우산 보호와 맞물린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한-미간 경제관계가 강화되면 미국의 핵 우산이 좀더 튼튼해질 것이라는 논리다. 재정경제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한-미 유대 강화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한-미 동맹을 보여주는 좋은 방도”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들은 정부가 지금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주장해 온 안보-경제 분리론과 배치되는 것이다.

협상단 내부에서도 내놓고는 말 못하지만 한-미 동맹 강화론이 부각되면서 협상 지지론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져 있다. 한 협상단 관계자는 “북 핵 위기 상황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세력의 논리가 먹히기 힘들 것”이라며 “협상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반대 운동 단체 내부에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는 “한-미 동맹론이 확산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사그라질까 우려스럽다”며 “자유무역협정을 안보에 결부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강봉균 의장의 주장을 비판할 수 있는 논리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안보-경제 연계론에 대해 국민들이 호의적이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북한 핵 문제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배민 배달료 통합개편안에 라이더들 “기만적 500원 삭감” 반발 1.

배민 배달료 통합개편안에 라이더들 “기만적 500원 삭감” 반발

제주항공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혈흔 나왔다…“복행 중 접촉” 2.

제주항공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혈흔 나왔다…“복행 중 접촉”

영업적자 낸 LG·삼성 배터리 “투자 축소” 3.

영업적자 낸 LG·삼성 배터리 “투자 축소”

첫 상장 ‘미트박스’ -25%…올해도 공모주 뒤통수 맞나? 4.

첫 상장 ‘미트박스’ -25%…올해도 공모주 뒤통수 맞나?

오픈AI, 첫 인공지능 비서 ‘오퍼레이터’ 공개 5.

오픈AI, 첫 인공지능 비서 ‘오퍼레이터’ 공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