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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김종훈 “미 섬유개방 수정안 9일 제시”

등록 2006-09-08 15:56

한-미 자유무역협정 3차 협상의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가 7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시애틀의 역사산업박물관에서 본협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악수하며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시애틀/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 3차 협상의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가 7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시애틀의 역사산업박물관에서 본협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악수하며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시애틀/연합뉴스
“무역구제 미국태도 긍정적 변화”
미, 케이블.위성TV 외국인지분 확대 요구
협상문서 영어본.한글본 동시작성 의견접근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자국의 취약분야인 섬유 시장의 개방속도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전달했다.

또 우리측 관심사항인 반덤핑 등 무역규제 분야에 대해서도 종전의 태도에서 선회, 한국의 주장과 입장을 일정부분 수용할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훈 한미 FTA 협상 우리측 수석대표는 3차 본협상 이틀째인 7일 저녁(현지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측이 섬유 분야 개방안을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개방안 수정안이 내일께 우리측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 섬유시장을 일반 상품처럼 `즉시-3년-5년-10년-기타(민감품목.관세철폐 유예)' 등 5단계로 개방한다는 입장이며 우리측은 `즉시-3년-5년' 등 3단계에 걸쳐 조기에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즉시-5년-10년-15년-기타' 등 5단계로 개방하겠다는 우리측 농업 분야 개방안에 불만을 표시,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모는 크면서 국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품목을 중심으로 개방안 개선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서비스 분야 협상에서 미국은 케이블.위성 TV 사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 확대를 요구했으나 공중파 방송의 지분 문제에 대해선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전달했다.

금융 분야에서 양국은 보험중개업의 국경간 거래와 관련, 미국의 보험회사가 만든 모든 보험상품을 한국에서 국경간 거래로 중개, 판매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국경간 거래가 허용되는 상품에 한해서만 중개가 허용돼 항공.선박의 수출입적하보험, 재보험, 우주선 발사보험 등이 중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김 대표는 전했다.


자산운용업의 국경간 거래에 대해서는 미국 자산운용사가 우리나라에서 펀드를 직접 설립하거나 모집, 광고하는 것은 금지하되 이미 설립된 펀드의 자산을 미국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것은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무역구제 분야에서 미국은 반덤핑 등 무역규제에 대한 우리측의 제도개선 요구에 대해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는 종전 입장에서 벗어나 우리측의 요구사항을 수렴하는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통관 분야에서 양국은 전자방식의 원산지 증명을 상호 인정하고, 기술장벽(TBT) 분야에서는 상품이나 기기 등에 대한 정부 관할 품질검증의 상호인증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유용성을 인정하는 등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FTA 협상문서를 영어본과 한글본으로 동시에 작성, 상호효력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정리되고 있다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이강원 경수현 기자 gija007@yna.co.kr (시애틀=연합뉴스)

김종훈 수석대표 일문일답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7일(현지시각) "우리 협상단이 미측의 상품과 섬유 분야 관세 개방안(양허안)에 대해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미국은 개선 의사를 표명했다"며 "특히 섬유의 경우 내일 오후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표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양측 수석대표가 전체 회의에서 서로 이견을 좁혀가기로 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우리측 농업 분야 개방안에 대한 미국측의 입장과 관련, "미국이 많은 요구를 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움직일 수는 없고 돌아가서 검토할 사항"이라며 추후 수정안을 제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까지 협상 진행상황은.

▲무난한 편이다. 관세 개방안과 서비스.투자 유보안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협상되고 있다. 어제 전체 회의때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와 앞으로 협상이 어려워질 것은 분명하지만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이견을 좁혀나가기로 했다.

--미측 관세 개방안에 대한 우리측 입장 전달은.

▲매우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특히 상품과 섬유 분야에서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단 미측은 개방안을 개선할 의사를 보였다.

--우리측 농업 분야 개방안에 대한 미국측 의견은.

▲매우 보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미국 수출 증가효과는 크고 한국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품목을 중심으로 우선 집중적인 토의를 진행했다. 우리는 개방안 작성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농산물의 민감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투자 유보안에 대한 협상 상황은.

▲법률, 회계 서비스 등 분야의 개방 계획을 보다 명확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미래의 개방 계획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명시해달라는 요구다. 방송의 경우 (미국측은) 케이블TV와 위성TV의 외국인 소유지분 확대에 관심이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과 관련해서는 지분 확대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금융서비스 분야는 어떻게 돼가나.

▲미측은 국경간 거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양측은 소비자 금융은 국경간 거래 대상에서 배제한다는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국경간 거래와 관련 중요한 분야는 보험중개업과 자산운용업이다. 보험중개업의 경우 미국의 보험사가 만든 모든 보험상품을 중개, 판매할 수는 없다는 점을 서로 확인했으며 국경간 거래를 허용하는 상품에 한해 중개를 허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좁혀가고 있다.

허용이 예상되는 상품은 수출입적하보험, 재보험, 우주선발사보험 등이다.

다만, 이런 논의과정에서 미측은 국경간 거래 보험상품에 대해 얼굴을 보지않고 판매하는 비대면으로 판매 방식을 제한하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자산운용업을 둘러싼 국경간 거래 논의는.

▲일단 펀드를 국내에서 직접 설립하거나 모집, 광고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기설립된 펀드의 자산을 운용중인 국내사가 미국 회사에 자산운용을 위탁할 수는 있다.

--무역구제 분과에서 양측의 충돌은 없었나.

▲오늘은 하루종일 반덤핑에 대해 협의했고, 내일은 세이프가드, 모레는 다른 미진한 부분을 논의할 예정이다. 계속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일단은 무역구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미국이 알고 있고 미측 태도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의약품을 둘러싼 충돌은 없었나.

▲내일도 회의가 예정돼있다. 회의실을 옮기면서 그릇된 소문이 퍼졌지만 오늘도 회의가 열렸다.

--미측이 수정 개방안을 이번 협상에서 제시할 수 있나.

▲내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섬유에 대해서는 우리측이 상당히 큰폭의 개선을 요구했고 섬유는 내일 오후에 수정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측이 섬유분야 수정안을 3차 협상 도중에 제시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협상 방식의 차이다. 미측이 유연성이 더 있다고도 볼수 있다. 우리는 1차 개방안에 대해 논의한뒤 돌아가서 2차 개방안을 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미국은 개방안에 대해 협상 현장에서 바로 바꾸는 방식을 취해온 것으로 알고있다.

--투자 분야에서 송금 등을 일시 제한하는 임시 세이프가드에 대한 의견 조율은 진전이 있나.

▲임시 세이프가드는 우리가 강하게 요구하는 부분이고 미국은 계속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세 개방안에 대한 양측 수석대표의 교감은 어떤 것인가.

▲서로 개선하자는 의사를 분명히 교환했다. 이틀간 회의를 해봤더니 미측도 개선할 용의가 있고 의지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3차 협상에서 윤곽을 그릴 수 있을지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개성공단 문제나 투자자와 국가간 소송제의 경우는 진전이 있었나.

▲두 가지 쟁점 모두 진전이 없다.

--커틀러가 이번 협상에 대해 '주고받기'라는 식으로 표현했는데.

▲입장차를 좁힐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본격적인 주고받기는 아니다.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

--우리의 경우 이번에 농업 분야 수정안을 제시할 의사는 있나.

▲미측은 우리측의 농업 분야 개방안에 대해 매우 보수적이라고 평가한뒤 많은 요구를 했다. 그러나 우리 협상단이 여기서 움직일 수는 없는 상황이고 (3차협상이 끝난뒤) 돌아가서 검토할 사항으로 본다.

--재벌 문제 등 경쟁 분과의 협상 상황은.

▲재벌이라는 명칭 자체가 그릇된 인식을 유발할 수 있다, 기업집단이라는 용어를 써서 설명한다면 현행 공정거래법 등이 기업집단에도 엄격히 적용되고 있고 어떤 측면에서는 다른 기업보다 더 엄격보게 집행되고 있다는 설명을 전달했다. 미국의 주장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는게 우리의 입장이다.

--오늘로 회의 일정이 끝난 분과는.

▲총칙, 경쟁, 원산지.통관, 기술표준(TBT), 환경 등 5개다.

--총칙 분야의 협상 결과는

▲투명성과 관련해 정부의 시행령 개정 등 입법 예고기간을 기존 20일에서 60일로 연장하자는 미측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연장할 경우 발생하는 행정비용 등 부작용이 있고 미국 역시 제도적으로 투명성이 결여된 요소가 있다는 점을 제시하면서 공방을 벌여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협정문의 영어본과 한글본이 동등한 효력을 갖는 쪽으로 양측 입장이 정리돼가고 있다.

--환경 분과는.

▲분쟁해결 절차, 과징금 부과여부, 공중의견 제출제도 등에 대해 아직도 논의가 진행중이고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쟁 분과의 경우 독점기업과 공기업 문제가 쟁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독점 공기업의 경우 상업적인 고려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 원칙적으로 설립취지에 맞다면 가격 차별 등을 둬도 괜찮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전력회사에서 전력을 공급하면서 산업용이나 농업용 등은 싸게 공급하는데 이는 독점기업의 설립취지나 목적에 국민경제 전반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분명하게 제시돼있다면 상업적인 고려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는데 대해 서로 확인이 이뤄지고 있다.

--원산지.통관 분과의 경우 진행 상황은.

▲원산지 증명을 전자적인 방법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부분은 쉽게 합의가 돼가고 있다. 다만, 기술적인 사항들이 많아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TBT 분과는.

▲역시 기술적인 사항이 많다. 그중 대표적으로 품질검증 상호 인증의 경우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이강원 경수현 기자 evan@yna.co.kr (시애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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