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안 제시…우리쪽에 동일 잣대 요구할 듯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을 앞두고 쌀을 포함한 자국산 농산물 모두에 대해 늦어도 10년 내 모든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의견을 우리 쪽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에도 모든 농산물에 대해 10년 내 모든 관세 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1일 ‘한-미 에프티에이 3차 협상 대응방향’이란 자료발표를 통해 “미국이 지난달 15일 교환한 개방안(양허안)에서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에 대해 ‘즉시철폐·2년 내 철폐·5년내 철폐·7년 내 철폐·10년 내 철폐’ 등 5단계로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양허안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자국 농산물에 대한 개방계획을 밝힌 것이지만 우리 쪽에 대해서도 똑같은 일정으로 개방을 하라는 우회적 요구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맞서 우리 쪽은 쌀 등 민감품목은 기타품목(관세철폐 예외대상)으로 분류하고 나머지 농산물도 최장 15년 안에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개방안을 전달했다.
정부는 또 “미국은 섬유에 대해서는 ‘즉시철폐·3년·5년·10년·기타’ 등 5단계 관세철폐 기간을 설정했으며 우리 쪽 관심품목 다수를 기타 품목에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취약분야인 섬유산업은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쪽은 ‘즉시 철폐·3년 내 철폐·5년 내 철폐’라는 공격적인 개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우리 쪽은 상품분야와 관련해 △미국이 외국화물에 부과하고 있는 물품취급 수수료 및 항만유지 수수료를 면제하고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국내 자동차세제는 폐지할 수 없으며 △약제비 적정화방안은 애초 방침대로 연내에 시행하겠다는 뜻을 미국 쪽에 전달했다. 서비스·투자 분야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 전문직 분야 자격의 상호인정을 추진하는 것과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약 2만명 수준에서 ‘전문직 비자 쿼터’를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한-미 양국은 오는 6일부터 나흘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3차 본협상에 앞서 상품·농산물 분야 개방안(8월15일) 등을 교환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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