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243배·물가 28배 올라
여자가 남자보다 ‘롱다리’로
여자가 남자보다 ‘롱다리’로
지난 40년 동안 남자 청소년들은 키가 10㎝나 커지고 여자 청소년들은 하체가 부쩍 길어졌다. 국민 5명당 1명은 해외여행을 떠나 150만원 정도를 쓰고 들어온다. 식료품비의 절반은 외식에 쓴다. 여성 4명 중 한명은 대학교를 졸업했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 10명 중 4명은 여자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통계로 본 8·15 광복 이후 경제·사회 변화상’에 나타난 우리 사회 모습이다.
남자는 건장해지고 여자는 다리 길어지고=광복 이후 한국인들의 삶의 질은 크게 좋아졌다. 1963년에 한국인들은 한달 평균 5990원을 벌어 6330원을 썼다. 그 중 3분의 2는 식료품비였다. 2005년 한국인들은 325만원을 벌어 254만원을 쓴다. 그 중 26%만 식료품에 쓰는데, 절반은 외식비다. 교육에 들어가는 지출의 비중이 4.8%에서 11.6%로 높아졌다. 교통비, 통신비, 오락비 등의 비중도 3.3%에서 22.4%로 일곱배나 뛰었다. 잘먹고 잘 놀면서 한국인의 체형도 많이 변했다. 17살 남자청소년은 1965년 163.7㎝에서 9.9㎝나 커졌고 여자 청소년은 4.2㎝ 커졌다. 남자는 앉은 키가 4.5㎝ 커졌지만 여자는 1.3㎝만 커져, 여자가 상대적으로 더 ‘롱다리’가 됐다. 남자들은 대신 체중이 54.3㎏에서 68.1㎏으로 13.8㎏나 증가했다. 여자는 4.8㎏만 늘었다. 주택보급률이 1965년 81.3%에서 2004년에는 102.2%로 높어졌는데, 새로 만들어지는 주택 10채 중 9채(87%)는 아파트다. 10가구 중 9가구가 자가용을 가지고 있고 10명 중 7.5명은 핸드폰을 쓴다. 국민의 학력 수준도 높아졌다. 1947년에는 전체 국민 중 95%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였지만 지난해에는 고졸이 38%, 대졸이 31%였다. 여성의 지위도 많이 향상됐다. 여성의 25%가 대졸자이고 취업자의 41.7%는 여자다. 1963년에는 취업자의 34.8%가 여자였다. 해외여행도 많이 간다. 1960년에 8천명이던 해외여행자 수가 2005년에 950만명으로 늘었는데, 외국에 나간 한국인은 평균 1612달러를 쓴다.
40년전 1만원짜리, 28만원으로=전체 경제도 크게 성장했다. 1명당 국민소득이 1953년 67달러에서 2005년 1만6291달러로 200배 넘게 증가했다. 물가도 함께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1965년에 비해 28배나 올랐다. 당시 1만원 하던 물건이 지금은 28만원 하는 셈이다. 산업구조도 많이 변했다. 농가는 1949년 247만4천가구에서 2004년 124만가구로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농가인구도 1949년의 24% 수준(341만5천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세 명 중 한 명은 65살 이상 노인이다. 반면 제조업 사업체 수는 1955년 8600곳에서 2004년 11만3300곳으로 증가했다. 종사자 수도 22만1천명에서 279만8천명으로 12배 이상 늘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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