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한상률 국세청 차장, 박찬욱 서울국세청장
국세청은 31일 국세청 차장(별정직)에 한상률(53)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임명하고, 서울지방국세청장에 박찬욱(57) 국세청 조사국장을 승진 임명하는 등 고위급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비영호남 출신 인사들의 약진과 과감한 발탁 인사가 특징이다.
신임 한 차장은 충남 태안 출신으로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세청 국제조사담당관, 중부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등을 지냈으며, 론스타 등 6개 외국계 펀드에 대한 세무조사와 부동산투기 세무조사,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주도해왔다.
박찬욱 신임 서울국세청장은 경기 용인 출신으로 지난 68년 9급 말단 직원으로 국세청에 들어왔다. 9급 직원 출신이 국세청 최고 요직 중의 하나인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된 것은 국세청 역사상 처음이다. 박 청장은 국세청에 들어온 뒤 지금까지 각종 승진 관련 기록을 갈아치우며 고속 승진을 계속해왔다. 9급에서 5급 사무관까지 국세청의 평균 승진기간이 32년인데 비해 16년11개월만에 5급에 올랐다. 3급에서 서울지방국세청장까지는 동료들의 절반 수준인 3년3개월이 걸렸다. 앞서 이주성 전 청장 재임 당시에는 영호남 출신이 아니면서도 국세청 조사국장에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지난 18일 취임 직후 “전국의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인사 리크루트를 실시해 고시 출신이 아니더라도 국세청 요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혁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여기에 전 국세청장이 강원 삼척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국세청의 3대 요직인 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모두 영호남 지역과 무관한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에 따라 향후 인사에서도 지역과 고시 출신여부를 떠나 능력에 따른 과감한 발탁인사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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