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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미FTA] 한-미 갈등 증폭…최종일 협상 모두 취소

등록 2006-07-14 13:33수정 2006-07-14 17:12

미 ‘약가적정화’ 방안 즉각 취소 요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 마지막날인 14일 무역구제, 서비스, 상품무역, 환경 등 4개 분과 협상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양측이 모든 협상 일정을 취소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미국측이 우리 정부의 `건강보험 약가책정 적정화 방안' 시행에 불만을 표시, 무역구제 및 서비스 분과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면서 "이에 따라 이들 분과는 어제부터 협상 마지막날인 오늘까지 협상이 열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우리측도 마지막날 예정된 상품무역 및 환경 분과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했다.

이처럼 마지막날 전체 협상일정이 무산되는 등 양국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한미 FTA 협상이 파행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미국은 ▲ 건강보험 약가책정 적정화 방안의 즉각적인 중단 ▲ 적정화 방안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의 상호협의 등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일 열릴 예정이었던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협상은 미국측이 한국의 `건강보험 약가 책정 적정화 방안'의 철회를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닷새간의 협상기간에 이 작업반의 협상이 전혀 열리지 못했다.

당시 미국측은 우리측이 마련한 건강보험 약가 책정 방안의 `포지티브 시스템(선별목록)'에 대해 즉각적인 철회를 요청했다.

포지티브 시스템이란 효능을 인정받은 신약이라고 해도 모두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가격 대비 효과가 우수한 의약품만 선별해 등재하겠다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 5월 건강보험 약가책정 적정화 추진방안을 발표, 오는 9월부터 포지티브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는 허가된 의약품을 대부분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키는 네거티브 시스템이 시행돼왔다.

이와 관련,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는 지난 10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발표한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은 혁신적인 신약을 차별하게 될 것이며 이렇게 되면 한국의 환자와 의사들이 신약에 쉽게 접근할 수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적정화 방안은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신약이 건강보험에 등재돼 (엄청난 돈을) 환불받는 것을 막자는 것으로 국민건강과 직결된 사안이며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도 철회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강원 기자 gija007@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 마지막 날인 14일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의약품 문제가 힘든 도전이 되겠지만 극복하지 못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면서 "오는 9월 4일 3차 협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신라호텔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협상 경과를 설명하면서 의약품 문제에 대한 불만도 거침없이 표출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2차 협상의 성과는.

▲상품 분야 양허안 틀에 합의했다. 서비스.투자 유보안도 교환했다. 농산물과 섬유 분야 양허안 틀은 합의되지는 못했지만 거의 도달하는 단계까지 갔다.

--양국간 이견이 여전해 보이는데.

▲FTA협상은 복잡하다. 특히 큰 경제권간에 협상이 이뤄질 때는 더욱 그렇다. 모든 FTA가 어렵고 논란이 많은 쟁점이 있으며 한미FTA도 예외가 아니다.

--의약품 분야에서 크게 충돌했는데.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미국이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 개혁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측은 고령화와 보건비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미국도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그러나 어떤 개혁도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해외 제약을 특정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 놀랍게도 우리는 서울에 도착하고 나서 한국이 포지티브 리스트로 전환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협상을 시작하기 직전에 통보받았다.

--그게 의약품 작업반 회의를 중단한 이유인가.

▲우리 판단으로 이런 결정은 의약품 작업반의 맨데이트(Mandate:협상지침)와 맞지 않고 FTA의 시장개방 원칙에도 벗어난다. 따라서 한국의 이런 결정은 의미있는 협상을 배제시킨다.

--다른 분과 회의도 중단시켰는데.

▲전반적인 협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서비스와 무역구제 협상을 중단했다. 이는 균형있고도 조심스러운 대응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분과가 예정대로 진행됐으면 좋았겠지만 이런 상황 때문에 우리는 별수 없었다.

--향후 의약품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지 않나.

▲도전적이지만 극복하지 못할 내용은 아니다. 그리고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9월 4일 3차 협상이 생산적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FTA가 양국에 경제적이고 전략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것으로 믿는다. FTA는 한국과 미국이 가야할 올바른 길이다.

--혹시 약속 위반에 대한 불만인가.

▲다시 말하면 의약품 작업반 중단은 현 상황에서 의미있는 협상을 갖기가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약가책정 적정화 방안의 포지티브 시스템이 가능성을 배제시켰다.

--포지티브 시스템에 대한 생각은.

▲현재 네거티브 방식은 지정된 특정 의약품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보험 대상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의약품 지출비 축소와 개혁을 명분으로 추진중인 포지티브 시스템은 우리가 보기에 개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미국 등이 만들고 있는 혁신적인 신약을 차별하게 될 것이다.

--의약품 분과를 중단한 다른 이유는.

▲의약품 작업반 중단의 이유는 포지티브 시스템 때문이고 이는 작업반의 맨데이트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FTA는 시장 접근성을 높여 양국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려는 것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방안은 개방을 억제하는 후퇴 안이다.

--향후 대응 방향은.

▲차이점을 줄여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종훈 수석대표도 우리 생각에 공감한다.

이번에 몇개의 분과가 중단됐지만 노력하고 있고 9월 4일 협상을 고대한다. 그래서 협상이 성공하기를 희망한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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