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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미FTA] 농산물 분야 충돌..양허안틀 합의 무산

등록 2006-07-13 17:46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협상 나흘째인 13일 양국 협상단은 농산물 분야 양허안 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이번 협상의 목표였던 상품, 농산물, 섬유 등 3개 분야 양허안 틀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게 됐다.

농산물의 경우 탄력적인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나 국영무역 등 다른 현안을 둘러싸고도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농업 분과는 양측 평행선 지속

우리측 최대 현안인 농산물 분야를 다룬 이날 농업 분과 마지막 회의에서 우리측 대표단은 관세철폐 이행기간 별 분류를 즉시 철폐와 단기, 중기, 장기, 기타 등 5단계로 나눌 것을 제안했다.

장기의 경우 한칠레 FTA 체결 수준(16년)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타는 양허 예외 적용을 추진 중인 쌀 등 초민감 품목을 초장기 이행기간 설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호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전날 합의된 상품분야 양허안 틀과 동일한 수준의 이행기간을 농산물에 대해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의된 상품분야 양허안 틀은 즉시 철폐, 3년, 5년, 10년, 기타 등 역시 5단계이지만 1만여개에 달하는 각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는 이행 기간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아니고는 최장 10년이 적용된다.

아울러 미국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등 농산물의 국영무역에 대한 투명성 문제를 계속 제기했고 농산물 세이프가드에 대해서도 큰 입장차를 보였다.


섬유 분야 양허안 틀의 경우도 우리 협상단이 최장 5년이내 관세철폐를 강하게 요구해 자국 섬유.의류 기업들을 보호하려는 미국측과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양국 협상단은 협상이 중단된 의약품 분야, 개성공단 생산제품 한국산 원산지 인정 여부, 미국의 무리한 반덤핑 관세 발동을 비롯한 무역구제 등 중요한 쟁점 분야에서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3차 협상도 난항 예고

이에 따라 양측은 양허안 틀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8월 초순 중 상품과 농산물, 섬유.의류에 대한 양허안을 일괄 교환하기로 했다.

협상단 관계자는 "양허안 틀이 없더라도 양자간 협상인 만큼 양허안 교환에 문제는 없다"며 "양허안에 대한 협상은 각자 원칙에 따라 제시한 관세감축 계획안을 품목별로 따지고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세 감축 이행기간 등 기본 요소를 담는 양허안 틀의 타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양허안을 다루는 3차 협상은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차 협상 초반부터 파열음이 새어나오고 의약품의 경우는 우리 정부의 건강보험 약가 책정 적정화방안에 미측이 반발, 협상을 중단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사안이지만 향후 3차, 4차 협상으로 진행되면서 한미 양국간 입장 충돌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탐색전에서 샅바싸움으로 양상이 바뀔 것이라는 평가다.

◇소규모 진전이 그나마 성과

2차 협상 기간 양국은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지만 일부 분야에서 다소의 성과는 냈다.

우선 1차 협상 때 체결하지 못했던 위생.검역(SPS) 협정문은 작성하기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가장 큰 이견을 보인 분쟁 해결 절차는 양국의 의견을 나란히 적는 수준에서 정리,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미국측은 위원회 방식을, 우리는 접촉선 지정 방식을 계속 고수해 이견이 그대로 지속됐다"고 말했다.

신금융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법률 제.개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국내 현지법인 등을 통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금융 상품별로 금융감독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자는데 사실상 합의했으며 국경간 거래의 대상에서 소매금융 상품은 제외하기로 했다.

또 미국에 진출한 일본 등 제3국 메이커의 자동차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자동차 원산지 문제를 본격 논의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서비스.투자 유보안은 서로 교환, 양측이 구체적인 평가작업을 진행중이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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