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요구사항을 관련업계가 "당당히" 표명해달라고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가 당부했다.
김 수석대표는 23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 조찬포럼에서 "업계가 FTA와 관련한 의견을 낼 때는 주저하지 말고 당당하게 해주기를 바란다"면서 "다만 이러한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논리적 입장이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표는 또 "이같은 요구를 미국의 언론이나 업계, 의회 등에도 전달할 필요가 있으며 이렇게 되면 정부의 협상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과정이 좀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각 분과장들이 관련 협회나 단체와 연계해 협상과정을 최대한 알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수석대표는 그러나 "협상전략이 일일이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세계 어느나라도 통상협상 과정을 낱낱이 밝히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표는 "연안해운 선박의 미국산 의무화, 반덤핑 남용 방지, 농산물 세이프가드 도입 등은 미국이 어떤 나라와의 협상에서도 양보한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미국의 입장을 설렁설렁 받아들일 수는 없으며 우리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 미국도 마찬가지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이 고수하고자 하는 사안들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수석대표는 "미국 행정부가 의회의 조항별 승인없이 무역협정을 체결토록 한 신속협상권(TPA)은 내년에 만료되며 연장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이번 협정을 관철해야 한다는 의지는 미국측이 훨씬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급할수록 우리는 느긋하게 대처해야 하며 TPA가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결코 불리한 요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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