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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미FTA] 농업·위생검역 이견, 협정문 작성 실패

등록 2006-06-08 13:41수정 2006-06-08 14:44

반FTA 원정시위대 삼보일배 8일 미국 의사당에 인접한 펜실베이니아 거리의 마켓광장에서부터 반FTA 원정시위대가 삼보일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반FTA 원정시위대 삼보일배 8일 미국 의사당에 인접한 펜실베이니아 거리의 마켓광장에서부터 반FTA 원정시위대가 삼보일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통신 등 9개 부문 협상 종료, 8개 부문 협상 계속
세이프가드.TRQ 이견 커, SPS는 분쟁해결 대립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1차협상 사흘째인 7일 대부분 분과에서 비교적 순조롭게 축조 심의를 진행, 상당수 분과에서 통합협정문을 만들어냈으나 쌀을 포함한 농업과 위생검역(SPS) 분과는 이견이 워낙 커 통합 협정문 작성에 실패했다.

김종훈 한국측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그러나 "전체적으로 협정문안의 40% 정도에 대해 합의가 이뤄짐으로써 최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협상때에 비해 속도가 빠른 편"라고 전반적인 협상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날 노동과 경쟁 2개 분과 협상이 끝난데 이어 이날은 원산지.통관, 분쟁해결.투명성.총칙, 통신.전자상거래, 금융서비스, 투자, SPS 6개 분과와 자동차 1개 작업반의 협상이 끝나 모두 9개 부문의 협상이 마무리됐다.

협상이 끝난 분과 중 통합협정문 마련에 실패한 SPS를 제외한 나머지는 분과 또는 작업반은 협정문을 만들었거나 작성중이며, 일부는 다음달 2차 협상 이전까지 협정문을 만들기로 했다.

8-9일에는 상품무역, 섬유, 의약품.의료기기, 무역구제, 환경, 서비스, 지적재산권, 농업 8개 분과 또는 작업반의 협상이 계속된다.


농업 분야에서는 세이프가드와 '저율관세 수입물량'(TRQ) 부분에 대해 입장 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고 SPS에서도 분쟁 협의 메커니즘과 투명성 등 기존 쟁점이 그대로 남았다

우리측은 협상에서 한국 농업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가 필요하며, TRQ도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미국은 이에 이견을 표시해 1차 협상에서 통합협정문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김대표는 전했다.

우리측은 미국이 호주와의 FTA 협상때 자국 농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 조항을 넣었으며, TRQ도 오래전부터 운영돼왔을 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TRQ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향후 쟁점별 논의를 계속 진행시켜 2차 협상 이후 통합협정문 작성을 모색키로 했다고 김대표는 말했다.

SPS 분과에서 한미 양측은 SPS 기준을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따라야 하고, SPS 분쟁은 FTA 상의 분쟁 해결장치에 회부하지 않는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나 분쟁 해결 장치에 관한 이견으로 통합 협정문 마련에 실패했다.

노동 분과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 수준의 노동권을 보장한다는 원칙에 양측이 동의했으나 퍼블릭 커뮤니케이션 제도 도입 여부와 분쟁해결 절차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합의를 하지 못했다.

경쟁 분과에서는 정부가 독점, 공기업을 지정하는 권리를 그대로 인정키로 했고 이들 기업의 개방 문제는 다른 분과에서 다루기로 했다. 양측은 또 경쟁법 집행 협력협정 논의도 FTA 협정과 병행해 재개키로 했다.

분쟁 해결 등 총칙 분과에서는 이번 FTA가 미국의 연방정부 뿐 아니라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 대해서도 모두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했으나 입법예고 기간에 대해서는 각각 20일과 60일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원산지 통관 분과의 경우 개성공단과 관련해 역외 가공방식 인정을 요구한 우리 입장을 `괄호'로 처리한 채 통합 협정문을 만들었다.

미, 자동차세 개편 요구, 섬유.의약품 이견 뚜렷

금융분과도 양측간 입장차이가 커 협정문을 만들지 못했으며, 2차 협상 이전까지 협정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쟁점사항인 국경간 거래는 소비자의 보호가 중요하다는 우리측 입장에 미국이 이해를 표시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금융서비스에 대해서는 국내법이 허용하고, 금융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 등건전성 확보를 위한 감독당국의 허가제가 유지되는 조건에서 허용할 것을 미국측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부처간 협의를 거쳐 우리측 입장을 결정하기로 했다.

자동차 분과의 경우 양측의 대립이 첨예할 것이란 관측과는 달리 하루만에 협상을 마무리했으나 자동차 세제 등을 둘러싼 이견은 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국내 자동차세제와 관련, 배기량 기준인 현행 제도를 가격이나 연비 등 보다 중립적인 기준에 따라 개편하라는 입장을 고수, 이를 쟁점사항으로 처리했다.

의약품.의료기기 분과에는 양측 대표들이 직접 참석해 협상을 지켜보는 등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협상이 진행됐으며, 양측은 8일까지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의약품이 양국간의 오랜 통상 현안임을 지적하고, 좋은 약품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확보돼야 하며, 신약개발의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 같은 점들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하면서도 한국의 의료보험제도와 건강보험 재정의 건정성 유지가 중요하며, 이에 대한 양측의 상호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우리측 입장을 설명했다.

섬유분과도 이날 협상이 시작돼 우리측이 미국의 시장접근 개선과 관세철폐를 요구했으나 미국측은 시장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가 필요하다고 맞서 양측간 입장 차이를 확인한채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투자분과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내국민 대우 원칙, 이행의무 부과 금지, 송금자유 보장 수용과 관련한 원칙 등에 대해선 의견이 일치했으나 우리측은 일시 세이프가드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미측은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통신.전자상거래의 경우, 전자적 전송거래에 대한 무관세 관행을 유지하는 것은 좋으나 영구화하는 것은 앞으로 재검토돼야 하며, 기술선택의 자율성 보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우리측 입장을 밝혔다.

환경분과는 이날 상호 제도와 정책에 대한 설명을 한 것을 시작으로 9일까지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대표는 5일 시작돼 이날로 반환점을 넘어선 1차 본협상이 전반적으로 "우호적이고,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분과별로 다르지만 만족할만 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대표는 앞으로 남은 8-9일 이틀간의 협상에서도 목표달성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되,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할 것임을 강조했다.

김대표는 이번 협상의 진척도가 싱가포르와의 협상 때보다는 느리지만 다른 FTA협상에 비해서는 비교적 빠른 편이라며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고 거듭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대표는 이날 양측 수석대표와 분과장들이 참석한 마무리회의에서 미국측도 협상이 "유익하고, 건설적이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양측 대표들은 이번 협상에서 상호 입장을 확인하고, 쟁점사항을 가려냄으로써 같은 텍스트를 가지고 다음 협상에 임하도록 하자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김대표는 전했다.

ydy@yna.co.kr 윤동영 이기창 특파원 (워싱턴=연합뉴스)



■ 김종훈 수석대표 일문일답

한.미 FTA 협상 김종훈 수석대표 (연합뉴스)
한.미 FTA 협상 김종훈 수석대표 (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국측 김종훈 수석대표는 7일(현지시각) 사흘째 협상을 마친 뒤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며 협상 진척 상황의 개요를 설명했다.

다음은 김 대표의 설명과 문답.

▲3일간 8개분과 및 1개 작업반이 1차 협상을 종료했다. 내일 3개, 모레 5개 분과 및 1개 작업반이 협상을 종료하게 된다.

전날 노동과 경쟁 2개가 종료했고, 오늘 분쟁해결.총칙, 위생검역(SPS), 원산지.통관, 금융서비스, 투자, 통신.전자상거래, 자동차 등 6개 분과와 1개 작업반이 협상을 종료했다.

내일은 3개 상품무역, 섬유, 의약품.의료기기, 금요일은 농업, 서비스, 지재권, 환경, 무역구제 분과가 종료한다.

대부분 분과가 건설적 분위기 속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통합협정문안 작성도 원만히 진행중이다.

다만 농업과 SPS 분과는 우리측이 특별히 농업부문 민감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양측간 입장이 좀체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통합협정문을 굳이 무리해서 만들지 않고 쟁점별 논의를 계속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농업분과는 입장 차이는 크지만 분위기는 우호적이고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분과는 축조심의를 통해 입장차이를 확인해 나가면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조항은 하나의 문안으로 만들고 있다. 1차 협상에서 괄호나 병기처리된 이견들은앞으로도 2, 3차 또는 마지막까지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반적인 논의 진척도를 숫자로 표시하는 것은 정확치 않겠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오늘까지 종료된 8개 분과중 분쟁해결.총칙, 원산지.통관, 투자, 금융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경쟁, 노동 7개 분과는 통합협정문을 이미 작성했거나 작성하고 있다.

각 협정문 합의 정도를 보면, 어떤 것은 조항 전체가 유보로 괄호쳐져 있거나 어떤 것은 핵심 용어 하나가 괄호쳐져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문안에 관한 한 40% 정도 합의를 본 것 같다.

이는 가장 최근 이뤄진 아세안과 FTA 협상 때 1차 협상에선 협정문안 전체가 괄호로 돼 있던 것에 비해선 상당히 빠른 속도다.

상품무역, 서비스, 지재권, 환경 분과도 통합협정문 작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농업과 SPS 분과에선 양측간 입장 차이가 크고, 우리의 논리가 정연하고 강하기 때문에 통합 협정문의 작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 양측 모두 굳이 통합협정문에 매달리지 말고 쟁점별로 계속 논의해나가자고 했다.

오늘 시작된 섬유, 내일 개시되는 상품무역분과는 시작 단계이므로 내일 브리핑하겠다.

농업분과는 농산물 세이프가드와 관세율 쿼터(TRQ) 관리 조항에 대한 입장차이가 크고, SPS에 대해선 협의 메커니즘과 투명성의 정도 등 두 부분에서 양측 입장이 크게 나뉘고 있다.

분과별로 보면, 노동은 통합협정문을 만들었다.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상의 노동보호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노동분쟁 해결에 이의가 있을 경우 일반국민이 상대 정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퍼블릭 커뮤니케이션 제도 도입을 미국이 요구했으나 이의 도입 여부, 국내 노동법 집행 실패시 분쟁해결 절차를 도입할 것인지 여부에 입장차이가 있다.

퍼블릭 커뮤니케이션은 생소한 것이어서 더 검토가 필요하지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경쟁분과도 통합협정문을 작성했다. 양측은 정부가 독점과 공기업을 지정하고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그대로 인정키로 했다. 아울러 독점.공기업의 개방문제는 이장(章)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다.

또 그동안 미측이 다소 소극적이어서 중단됐던 경쟁법 집행관련 협력협정은 FTA 협상과 병행해 재개키로 했다.

분쟁해결 등 총칙분과에서 미측은 특히 이번 FTA가 미국의 연방정부는 물론 주정부와 지방정부 모두에 적용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그러나 입법예고기간을 20일로 할 것이냐 60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선 서로 입장 차이가 줄지 않았다.

SPS 분과에선 우리가 상당히 강하게 입장을 지켜내고 있다. 양국이 SPS 기준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야 하고, SPS 관련 분쟁해결은 FTA상의 분쟁해결 장치에 회부하지 않는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또 분쟁해결 장치를 접촉창구로 하느냐 위원회로 하느냐의 차이도 남아 있다.

원산지.통관 분과는 기술적 문안에 많이 합의해 통합협정문을 작성했다. 그러나 개성공단 관련 역외가공 방식 조항은 괄호로 처리된 상태로 존치됐다.

금융서비스 분과는 시간에 쫓겨 이번에 귀국할 때는 통합협정문을 못 갖고 가되 2차 협상 이전까지 작성키로 했다. 특히 국경간 거래에는 소비자 보호가 중요하다는우리 입장을 밝혔고, 미측은 어느정도 이해를 표시하는 분위기였다.

신금융 서비스 공급과 관련, 미국은 국내법이 허용하고 금융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 등 건전성 확보를 위한 감독당국의 허가제가 유지되는 조건에서 허용할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 대해 아직 어떤 것도 합의나 결정이 이뤄진 것은 없고, 상호입장 을 확인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미측 입장을 확인했기 때문에 돌아가 관계부처간 대책회의, 전문가와 이해관계인들과 협의를 통해 면밀하게 검토해 우리 입장을 정할 것이다.

투자분과도 많은 진전있었으나, 2차 협상, 즉 7월 이전에 통합협정문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많은 조항중에 많은 의견 접근이 있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내국민 대우 원칙, 이행의무 부과 금지, 송금자유 보장 수용과 관련한 원칙 이런 데 대해선 의견이 일치했다.

우리는 외환위기 경험에 따라 일시 세이프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측은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통신.전자상거래의 경우, 전자적 전송거래에 대한 무관세 관행을 유지하는 것은 좋으나 영구화하는 것은 앞으로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우리는 견지하고 있다.

통신에서 기술선택의 자율성 보장은 우리가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농업분과에는 조항이 많지 않다. 세이프가드 여부, TOR 제도 여부 2가지인데, 우리는 꼭 있어야 한다는 강한 입장이고, 미측은 쉽게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정문안을 통합하는 것은 1차 협상에선 어려울 것으로 본다.

농업에선 문안의 합의보다는 각 품목별 양허가 주관심사이기 때문에 2차 협상에서 양허부문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면, 다시 돌아와 문안 정리를 할 수 있는 피드백이 되는 국면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자동차 작업반은 당초 내일까지 하기로 돼 있었는데, 오늘 하루로 끝났다. 자동차 세제, 표준, 소비자 인식 3가지 문제만 다루자는 합의가 있었다.

미측은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변경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우리측은 세제가 지방 세수와 직결돼 있어 수용불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은 오늘부터 내일까지 예정돼 있다. 여기엔 양측 수석대표가 직접 참석해 개막했다. 미측은 의약품 이슈가 오래된 통상 이슈이므로 이번에 꼭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좋은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한편 신약을 계속 개발해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두가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이지만, 우리 국민이 자랑하는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재정 건전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우리 정부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한 상응하는 이해가 있어야 양측간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 대표단간 의약품과 의료보험제도에 관한 자료 교환과 시청각 자료를 이용한 소개 기회를 가졌다.

섬유는 우리가 엄청나게 중시하는 분야다. 우리는 미국시장에 대한 시장접근 개선, 관세철폐 필요성을 강조했고 미측은 섬유에서 세이프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선에서 오늘 첫날 회의가 끝났다.

환경은 오늘부터 사흘간 예정돼 있어 오늘은 환경제도와 정책에 대한 상호 설명이 있었다.

오늘까지 협상은 전반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좋다. 분과별 진도가 다르나 당초 목표한 대로 통합협정문 작성도 만족할 정도의 진도를 보이고 있다. 남은 2일간 협상에도 최대 노력을 기울여 당초 목표를 이루도록 하겠다.

이번 협상이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므로, 모든 쟁점에 대해 우리 대표단은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또 이번에 이견을 보인 쟁점에 대해선 향후 정부안 대책회의와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면밀히 검토한 뒤에 우리 입장을 마련해나갈 생각이다.

미측에서 중간중간에 우리 협상단에 미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상대하기 쉽지 않다는 말을 하기에, 파악해보니 외교부 8명, 타부처 3명 등 모두 11명이더라.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양측간 입장은.

▲미측은 개성이라는 지점을 염두에 둔 조항으로 이해하고, 그것은 한국의 관세영역밖에 있다. 한미 FTA는 양국의 관세영역 안에 대한 논의이므로, 개성은 한미 FTA 범위 밖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하자면, 우리 입장이 더 맞다. 흔히들 역외가공 방식을 쓰고 있고, 사례가 많이 있다.

또 우리가 관련 조항에서 특별히 개성이라고 지칭하지 않고, 역외에선 양측간 누구에게라도 똑같은 조건으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상호적용이 가능하고 최혜국(MFN) 조항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생각이고 실례로도 증명되고있다.

다만 경제와 통상논리외에 여러가지 고려 요인을 염두에 둔 게 미측의 입장 아닌가 생각한다.

--농업분과에서 우리측의 '정연한' 논리란.

▲농업은 협상분과는 따로 돼 있으나 협정문은 상품분과 협정문에 통합돼 있다.

농업 적용 조항은 TRQ 운영 방식과 농업에만 적용되는 세이프가드를 둘 것이냐인데, 우리는 농업의 민감성에 비춰 이 2개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세이프가드의 경우 미국이 농업 강국인 호주와 FTA를 체결하면서 미측의 필요에 따라 농업분쟁에서의 세이프가드라는 장치를 받아내 양국간 FTA에 뒀다. 미국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

TRQ는 WTO에서도 다 인정되는 제도이다. 다만 미국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고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달라는 쪽으로 입장이 좁혀지고 있다. 미측은 우리쪽 생산자 단체가 TRQ의 일정 물량을 관리한다면 이해의 충돌이 있으므로 논리상으로도 곤란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포함해 이는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가 아니고, 이미 오랫동안 운영해왔다. 우리의 분석으론 현존하는 WTO의 여러가지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미측 입장을 특별히 수용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서비스 분야 협상 상황은.

▲오늘 첫 협상에서 상호 입장을 얘기하고 내국인 대우 범위 등 원칙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자동차 세제를 가격 기준으로 하면

▲배기량으로 돼 있는 게 특소세와 자동차세, 세금은 아니지만 자동차 관련 공채가 있다. 특소세는 국세이니 중앙정부에 귀속되고 자동차세와 공채가 지방세다. 내가 알기로 자동차세 세수가 2조원, 공채 규모가 1조원 정도로 안다.

미측은 이 제도를 완전히 없애달라는 게 아니라, 배기량 기준으로 하는 것은 대형 위주인 외국산을 차별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중립적인 기준으로 해달라는 것이다. 즉 가격 기준이나 연비도 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정부내에서 아직 더 검토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FTA 협상 속도 비교는.

▲싱가포르 때는 엄청나게 빨랐다.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와의 경우도 1차 협상에서 텍스트를 바로 교환하고 들어가지 않고 2차 협상에서 교환했다. 그 시점을 감안하면, 협상 진도가 상당히 빨랐다. 솔직히 이번이 AFTA보다 빠르지는 않다.

--현 협상 속도에 대한 평가는.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 각 분과의 분과장, 나와 미측 수석대표들이 참석하는 마무리 회의를 10분씩 해 논의 개요와 쟁점을 파악하는데, 미측 수석대표나 분과장들, 우리 대표단 모두 건설적이고 만족한다고 했다.

공통된 관찰이라고 할까, 괄호와 쟁점이 있지만, 양측이 똑같은 협정문을 갖고 다음 협상에 임하게 됐다는 것은 다음 협상을 위한 좋은 기초가 된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공기업 개방 문제는 이 경쟁 장(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은.

▲미측과 우리 모두 초안에 양국 정부가 독점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이 협정이 방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을 두고 있어 쉽게 합의됐다. 양측은 정부 필요에 따라 어떤 사업을 독점 또는 공기업 형태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미국 연안의 승객 및 화물 수송은 미국 국적의 선박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존스 액트' 문제는 끝난 것인가.

▲존스 액트는 공기업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엄청나게 반대해 수용이 안됐기 때문에 괄호처리가 돼 있다.

--노동분과에서 벌과금 문제는.

▲노동분과가 통합협정문을 만들기는 했으나 미결 상태로 괄호처리된 게 많다.

벌과금에 앞서 분쟁해결 절차 둘 것이냐 여부가 있기 때문에 벌과금 자체에 대해선 논의 자체가 되지 않았다.

--신금융 서비스에서, 미측의 요구에 대해 관계부처간 협의를 하겠다는 것은 수용할 의향이 있다는 것 아닌가.

▲신금융이란 우리 시장엔 있으나 미측에 소개안된 것, 또는 미측엔 있으나 우리한테는 소개가 안된 금융기법인데, 이를 상호허용할 때 조건이 이번에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이 단계에서 받느냐 여부를 성급하게 결정할 것은 아니다. 좀더 면밀히 볼 필요가 있다.

ydy@yna.co.kr 윤동영 이기창 특파원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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